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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음료 어떡해"···로이터 "WHO, 인공감미료 '아스파탐' 발암가능물질 분류 계획"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6.30 18:23 | 최종 수정 2023.06.30 18:41 의견 0

설탕 대체 인공감미료인 아스파탐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하기로 했다. 아스파탐은 설탕을 빼고 칼로리를 대폭 줄여 인기인 '제로 음료'에 사용하고 있다.

30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국제암연구소는 다음 달 14일 아스파탐을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possibly carcinogenic to humans·2B군) 물질로 분류한다. 이번 결정에서는 안전한 섭취량이 얼마인지는 고려하지 않았다.

감미조미료인 아스파탐.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7월 14일 아스파탐의 건강 영향 평가 결과를 발표한다. 픽사베이

지난달 WHO는 인공감미료가 체중 조절에 장기 효과가 없고 되레 당뇨나 심장병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대체 당(糖·사탕)은 크게 천연당, 천연감미료, 인공감미료, 당알코올로 나눌 수 있다.

인공감미료로 설탕의 200배 단맛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아스파탐은 지난 1965년 발견됐으며 최근 설탕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제로’가 붙은 무설탕 음료, 무설탕 캔디와 껌 등에 널리 쓰이고 있지만 위험성 연구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연구소는 화학물질 등 각종 환경 요소의 인체 암 유발 여부와 정도를 5개군으로 분류·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아스파탐이 속할 ‘발암가능 물질’인 2B군은 인체 자료가 제한적이고 동물 실험자료도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

위험도가 가장 높은 1군은 ‘인체에 발암성이 있는’(cacinogenic to humans) 물질이며 담배와 석면, 다이옥신, 벤조피렌, 가공육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 바로 아래인 2A군은 ‘발암 추정’(probably carcinogenic to humans) 물질로 붉은 고기, 고온의 튀김, 질소 머스터드, 우레탄 등이다.

그동안 WHO 산하의 국제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는 아스파탐을 하루 제한량 이내로 섭취하면 안전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몸무게 60㎏의 성인은 하루에 12~36캔의 제로 탄산음료를 마셔야만 위험해진다는 식이었다.

IARC 대변인은 "이번 결정은 아스파탐의 발암성을 이해하기 위한 근본적인 첫 단계"라며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하면 더 많은 연구를 촉진하고 소비자와 제조사들이 더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로이터는 이번 결정이 인공감미료의 안전성뿐 아니라 IARC 역할 논쟁을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코카콜라 계열사 등이 회원사로 소속된 국제감미료협회(ISA)의 프랜시스 헌트-우드 사무총장은 “국제암연구소는 식품 안전기구가 아니며 연구소의 아스파탐 평가는 과학적으로 포괄적이지 않고 신빙성이 떨어지는 연구에 과하게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제음료협회 케이트 로트먼 전무도 “설탕을 불필요하게 더 많이 섭취하도록 소비자들을 오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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