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메뉴

아프리카 모로코 6.8 지진에 천년고도 마라케시 '쑥대밭'···"최소 632명 사망"(동영상)

할리우드 단골 촬영지, ‘백종원 예능’ 촬영지도 비극의 땅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9.09 17:08 | 최종 수정 2023.09.09 17:36 의견 0

모로코 국영 알아울라TV는 8일 밤(현지 시각) 모로코 남부 아틀라스 산맥 부근에서 리히터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 최소 632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모로코 당국은 이날 지진을 규모 7.0으로 측정했다.

이날 지진은 밤 11시 11분 1초 마라케시에서 남서쪽으로 71㎞ 떨어진 오우카이메데네 인근 아틀라스 산맥 지역에서 일어났다. 지난 1960년 모로코 남서부 아가디르에서 지진이 발생해 수천 명이 사망한 이후 가장 강한 수준이다. 아가디르는 마라케시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8일 밤 11시 11분 1초(현지 시각)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한 북부 아프리카 모로코 마라케시 지역(왼쪽 지역). 지진 발생은 이곳에서 남서쪽으로 약 71㎞ 떨어진 오우카이메데네다. 이 지진으로 최소 632명이 사망했다. 구글 맵 캡처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지진 발생 지역이 북위 31.11도, 서경 8.44도이며 깊이는 18.5km라고 확인했다.

AP통신은 이 지진으로 수도 라바트 등 주요 도시의 건물들이 무너졌고 대피한 주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고 전했다. 현지인들은 지진 발생 직후 건물들이 붕괴해 잔해가 된 모습을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잇따라 올리고 있다.

5층 이상의 높이의 종탑 같은 건물이 지진에 흔들리고 있다. 트위터 캡처

AP통신은 이번 지진으로 역사 유적이 많은 모로코의 옛 수도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있는 마라케시가 큰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마라케시의 옛 시가지인 메디나는 쿠투비아 모스크와 성벽, 정원, 반디아 궁전 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는 곳으로, 일부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

유네스코는 마라케시가 베르베르인 알모라비드 왕조가 1070~1072년에 건설한 도시로 오랜 기간 국가 정치와 경제, 문화의 중심지였으며 북아프리카에서 안달루시아에 이르는 서부 무슬림 지역 전역에 영향력을 미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메디나는 할리우드 영화, 드라마의 촬영지다.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2015년 개봉)’, ‘미이라(2017년)’, 드라마 ‘왕좌의 게임(2011~2019년 시즌8까지 방송)’ 등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tvN에서 지난 4~6월 방영한 예능 프로그램 ‘장사천재 백사장’도 메디나에서 촬영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메디나의 제마 엘프나 광장의 시장에서 한식을 판매하는 모습이 방영됐다.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남서쪽 약 71㎞ 떨어진 오우카이메데네 인근 아틀라스 산맥 지역에서 난 규모 6.8의 지진으로 건물이 무너져 내린 모습. 모로코 매체 ‘아흐다 다클라’의 SNS

USGS는 "100만∼1000만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황색 경보’를 발령했다. 인명 피해 우려와 관련해서는 ‘황색 경보’를 내렸다. 10∼100명이 사망할 가능성은 35%로 평가됐다. USGS는 “이 지역은 전체적으로 지진에 취약한 구조물”이라고 밝혔다.

모로코 오우카이메데네 인근 아틀라스 산맥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6.8의 지진으로 건물 벽돌이 차량을 덮쳐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져 있다. 모로코 매체 ‘아흐다 다클라’의 SNS

모로코는 아프리카판과 유라시아판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북부 지역에서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 지난 2004년 모로코 북동부 알호세이마 지진으로 최소 628명이 숨졌다. 1980년 이웃 알제리에서 발생한 규모 7.3 지진 때는 약 2500명이 사망했다.

■마라케시

북부 아프리카에 위치한 모로코 중부의 역사 도시로 모스크(이슬람 예배당)와 궁전 등 중세시대의 문화유산이 잘 보존돼 있다. 구 시가지인 메디나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에만 3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했다. 구 도심 광장에는 전통시장이 열려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마라케시는 베르베르어(북아프리카인들이 사용하는 언어)로 ‘신의 땅’을 뜻하며 지금의 나라 이름 ‘모로코’도 여기서 왔다.

저작권자 ⓒ 더경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