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에서 미세먼지 농도 예보 때 ‘좋음’, ‘보통’, ‘나쁨’, ‘매우 나쁨’으로 표현하지 숫자로 예보하지 않는다”(MBC 제3노조)

MBC 뉴스데스크가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를 전하면서 파란색 숫자 ‘1′로 크게 표시해 더불어민주당을 연상시켰다는 의혹으로 방송 안팎에서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은 28일 MBC가 선거방송심의규정을 위반했다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소했다.

MBC 뉴스데스크에서 기상캐스트가 미세먼지 소식을 전하며 파란색 '1'로 큼지막하게 표시해 강조하고 있다. MBC 방송화면 캡처

MBC 뉴스테스크 기상캐스터는 지난 27일 방송에서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 수치를 알리면서 화면에 커다란 파란색 숫자 ‘1′를 띄우고 유독 강조했다.

이 기상캐스터는 “제 옆에는 키보다 더 큰 1이 있다. 1. 오늘 서울은 1이었다. 미세먼지 농도가 1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검지손가락을 세우고서 ‘1′을 강조했고 1을 네 번이나 언급됐다.

오는 4월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기호 1번’을 쓴다. 의석수가 가장 많기 때문이다. 또한 파란색은 민주당의 상징색이다.

MBC 소수 노조인 제3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큰 파란색 숫자 1은 민주당의 상징색으로 기호 1번을 표현하는 듯했다”며 “기상캐스터의 손짓 1은 선거방송인지 날씨 예보인지 모를 정도의 혼동을 일으켰다”고 강력 비판했다.

제3노조는 “서울시 대기환경정보 담당자에게 확인한 결과,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1′을 가리킨 적이 없었다”며 “강동구의 새벽 1시 ‘초미세먼지’ 농도가 ‘1′을 가리킨 적은 있으나, 서울 중심권 27일의 미세먼지 농도는 세제곱미터당 18마이크로그램, 초미세먼지 농도는 세제곱미터당 11마이크로그램이었다”고 확인했다.

이어 “새벽 1시에 특정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미세먼지 농도라고 표현하면서 강조해서 쓸 이유가 있었냐. 방송에서 미세먼지 농도를 예보할 때는 보통 ‘좋음’, ‘보통’, ‘나쁨’, ‘매우 나쁨’ 등으로 표현하지 숫자로 예보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이 보도가 선거방송 심의규정 제5조(공정성) 제2항, 제12조(사실보도) 제1항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과 정당기호 ‘1′을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부각한 것은 노골적인 불법 선거운동”이라고 비판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선거를 코앞에 두고 나타난 파란색 숫자 ‘1′은 누가 보더라도 무언가를 연상하기에 충분해 보인다”며 “오죽하면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퍼지며 사전선거운동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졌겠나”라고 말했다.

더경남뉴스 정기홍 기자 jkhong4@naver.com 정기홍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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