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데도 뜻 모르는 말이 많습니다.
상호간의 교감으로 이해하고 넘어가지만 "그 뜻이 뭔데?"라고 반문하면 아리송해집니다. 시험장에 들어갈 때까진 잘 아는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던 게 답안지에 쓰려니 헷갈린 경험들과 같은 겁니다. 시험의 '잔인함'이지요.
외래어 힐링도 비슷한 단어입니다.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뜻을 물으면 머뭇거려지는 말이지요.
힐링은 영어로 'healing'입니다. '몸이나 마음의 치유(치료)'라는 뜻입니다.
힐(heal)에서 'ing'를 붙인거니 heal을 알아야겠습니다.
'치료하다', '치유되다(하다)', '낫다(낫게 하다)'란 뜻이 있고 '갈등과 감정의 골을 메우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대충 따지면 비슷해 보입니다.
경남 하동군에서 보낸 제첩축제 보도자료(2024년 6월 17일)에 '방문객들로부터 재미와 활력은 물론 일상을 벗어나 힐링과 치유의 시간을 선사했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문장이 있었습니다.
'힐링과 치유의 시간'.
두 개가 같은 것이 아닌가 했는데, 기자가 모르는 '힐링'의 뜻이 있는지를 찾아보았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 기준으론 같은 뜻이었습니다.
외국어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토착화 된 외래어는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어의(글의 뜻)가 첨삭되고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도자료를 보낸 분이 기자가 모르는 힐링과 치유간의 미세한 뜻 차이를 구별해 보냈는지를 알 길이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힐링'이 '치유'란 것을 인지하지 못 하거나 하지 않고 쓰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것입니다.
"하동제첩축제는 힐링의 축제입니다", "힐링의 시간 되셨어요?"에서의 힐링은 치유로 보면 타당하겠네요. 몸과 마음에 쌓여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희석시키는 것이지요.
그런데 스트레스(stress)는 또 무슨 뜻이냐고요?
'적응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할 때 느끼는 심리적, 신체적 긴장 상태'를 말합니다. 심하면 몸에 병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불면증, 신경증, 우울증 등 심리적 부적응이 그것입니다.
힐링, 스트레스 등과 같은 외래어가 우리말(한자 포함)을 침범해 사용을 줄여 사어(死語·죽은 말)를 만드는 대표 사례들입니다. 베스, 황소개구리, 뉴트리아 등이 토종 생물을 막 잡아먹고 생태계 혼란을 시키는 것과 같은 것이겠죠.
다인종, 세계화 시대에 들어오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일상에 자리한 외래어도 쓰고 우리말 뜻도 알고, 이렇게 쓰면 무난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