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단 전기차 리튬 배터리 화재로 큰 피해가 발생, 불안감이 커지자 경남 통영의 섬 지역을 오가는 일부 차도선(車渡船·차량 등 화물을 실을 수 있는 배)이 전기차 선적을 전면 금지했다.

해운사의 홈페이지와 통영여객선터미널은 '전기차 화재 사고와 관련해 여객의 안전한 수송을 위해 전기차 선적이 불가함을 양지바란다'고 공지했다.

통영의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통영항에서 연화도~우도~욕지도를 운항하는 A 업체와 통영항~비진도~소매물도와 추도·두미도 항로를 운항하는 B 업체는 전기차 선적을 전면 금지했다.

경남 통영의 한 해운선사가 공지한 전기차 선적 불가 안내문. 업체 홈페이지

한 업체 관계자는 “바다 위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진압이 어려워 침몰로 이어질 수도 있어 전기차 선적 금지를 결정했다”며 “지금은 전기차 선적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나 화재 진압 매뉴얼이 마련되지 않아 선박과 승객 보호를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해양수산부의 여객선 전기차 화재 예방 및 대응 가이드라인은 있고, 종사자 대상으로 관련 교육과 화재 진압 훈련만 하고 있다.

통영항 일부 선사가 전기차 선적을 금지하자 욕지도와 한산도 등 다른 항로를 운항하는 선사들도 비슷한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영 욕지도에서 출발한 차도선이 통영 삼덕항에 도착해 주민들이 내리고 있다. 통영해경

중화항~욕지도 항로의 한 선사 관계자는 “현재 해수부 권고사항으로 배터리 충전율 50% 이하인 전기차만 선적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전기차 화재 불안감을 고려해 전기차 선적을 아예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해양수산부는 장거리인 제주·울릉도 여객선에 대해 충전율 50% 이하의 전기차만 선적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으나 이 외의 항로는 선사 자율에 맡기고 있다.

선사들의 이 같은 결정으로 섬 주민들의 교통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A 업체는 하루 평균 30여 대의 차량을 선적했으며 이중 전기차는 약 10%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7월 말 기준 통영시 도서 지역에 등록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는 모두 98대다.

더경남뉴스 정창현 기자 gaia008@naver.com 정창현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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