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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 위 낚시꾼 몸에 다닥다닥 붙은 잠자리 떼···무슨 일?

천진영 기자 승인 2024.09.11 23:04 | 최종 수정 2024.09.12 15:22 의견 0

제주 바다의 낚싯배에 잠자리 떼가 급습해 그 배경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 잠자리 떼는 따뜻한 기후를 찾아 먼거리를 이동하는 '지구촌 방랑자'인 된장잠자리로 확인됐다. 따라서 연일 지속되고 있는 폭염 탓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8일 제주 앞바다의 한 낚싯배에서 낚시를 하던 낚시꾼 몸에 잠자리 떼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제주블레스호 이동현 선장 제공

11일 제주블레스호에 따르면 지난 8일 자정쯤 제주도 동쪽 김녕항 앞바다에서 선상 갈치 낚시를 하던 낚싯배 집어등 주위로 잠자리 떼 수천 마리가 날아들었다.

이 잠자리 떼는 10여 명의 낚시꾼 몸 등에 2시간 정도 붙어 있었다.

지난 8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항 앞바다에서 조업하던 낚시객의 몸에 잠자리떼가 달라붙었다. 제주블레스호 이동현 선장 제공

지난 8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항 앞바다에서 조업을 하던 제주 블레스호에 날라든 잠자리떼 모습. 바닥에 죽은 사체가 즐비하다. 제주블레스호 이동현 선장 제공

이동현 선장은 “배에 떨어져 죽은 잠자리떼가 쌓여 미끄러울 정도였다”며 “야간에 불을 켜고 작업을 하면 곤충들이 많이 몰려들지만 이렇게 많이 몰려든 것은 처음봤다”고 말했다.

이 잠자리는 된장잠자리로 무게 0.3g, 몸길이는 3~5㎝ 안팎으로 겨울에는 동남아시아, 아프리카로 이동했다가 한반도에는 4~10월에 날아온다. 추위에 매우 약해 알과 유충이 한반도에선 월동하지 못한다. 머리가 크고 몸 전체가 누런 된장색이다.

된장잠자리는 무게 0.3g 몸길이 3~5㎝로 작지만 수 천㎞를 이동하기에 최적화 한 몸을 갖췄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우리나라에서 흔한 잠자리이지만 수 천㎞ 장거리를 며칠 만에 이동하는 등 지구촌을 떠도는 방랑 잠자리로도 유명하다. 바람을 활용하는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특히 더운 아열대성 날씨를 좋아해 가을엔 남쪽으로 날아간다. 최근 제주도에 유례없는 두 달 이상 폭염이 이어지면서 9월까지 이곳에 머무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잠자리가 해충이 아니어서 이동 자체는 걱정할 것은 아니지만 9월에 대규모로 이동한 것은 흔하지 않아 정확한 원인을 알기 위해선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잠자리는 모기 등 날벌레를 잡아먹는 유익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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