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공수처 검사가 체포영장 읽어가자 "알았다. 가자!"
아침엔 담담히 변호인단 줄 샌드위치 만들기도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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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15 14:24 | 최종 수정 2025.01.1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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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았다. 가자!"
윤석열 대통령이 15잂 오전 체포 당시 검사가 체포영장을 제시한 뒤 읽어가자 특별한 거부 반응 없이 "가자"며 담담하게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관저에 있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공수처 검사 2명이 체포영장을 제시한 뒤 한 장 한 장 설명하니 윤 대통령이 '알았다', '내가, 가자' 이렇게 말했다"며 "윤 대통령은 자식 같은 젊은 공무원들이 영장 집행 과정에서 불상사가 일어날까 걱정하셨다. 그래서 '내가 빨리 나가겠다' 하신 것 같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또 "영장 집행에 앞서 비상계엄 수사TF 팀장을 맡은 이대환 수사3부장이 윤 대통령을 찾아 인사했다"고 전했다.
비윤으로 알려진 윤 의원은 공수처의 2차 체포영장 시도 며칠 전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한남동 관저를 찾아 윤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다. 이날 체포영장 집행 이전에도 윤 대통령 지근에 있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밤잠을 거의 못 주무셨다고 한다. 새벽 1시에 주무셨다가 2시 30분에 전화가 와 깨셨고 그래서 잠이 부족하신 것 같다"고 했다. 아침 식사는 공수처로 가기 전에 토스트 몇 조각 먹었다고 했다.
윤 의원은 또 윤 대통령이 체포가 예상된 이른 아침에 고생이 많다며 자신의 변호인단에 줄 샌드위치도 직접 만들었다고 전했다. 샌드위치를 만들 때도 내내 담담한 모습이었다고 했다.
윤 의원은 이날 한 유튜브와의 전화연결에서도 "어제 한시간 반 주무시고 아침에 샌드위치를 10개를 만드셨다고 한다. (전날 밤부터 관저에 있던) 변호인단들 다 주시겠다"며 "옆에서 우는 이들에겐 등을 두들겨 진정시켜주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이 이미 모든 것을 각오했다는 말도 했다.
그는 "(민주당이) 감사원장까지 탄핵하는 것을 보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 내가 임기를 2년 6개월 더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라는 식의 생각을 하셨다고 말했다"고 윤 대통령의 의중을 전했다.
공수처가 윤 대통령을 체포했지만 윤 대통령은 여전히 '공수처에 내란 혐의 수사권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의원은 공수처 청사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윤 대통령은) 아마 진술을 안 하실 것 같다”고 했다.
조사엔 윤갑근 변호사가 입회했고, 변호인단 대표를 맡은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조사실 맞은 편에 있는 휴게실에서 대기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33분 윤 대통령을 체포한 공수처는 오전 11시부터 윤 대통령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재승 공수처 차장검사가 직접 조사를 맡았다.
이 시간 현재 윤 대통령은 과천에 있는 공수처 338호 영상녹화조사실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고 있다. 일상적으로 조사 시작 전 담당 검사와 갖는 '티타임'도 없이 곧바로 조사에 들어갔다.
질문지가 무려 200쪽에 이르러 24시간 안에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하기 위해선 빠듯한 시간이다. 영장 청구 전까지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머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