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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후 뒷모습] 역대급 폭우 급물살 이겨낸 경남 진주시 문산읍 영천강

정창현 기자 승인 2024.09.25 01:50 | 최종 수정 2024.09.25 22:30 의견 0

경남 지역에 추석(17일) 때 낮기온이 무려 38도(진주)까지 치솟는 폭염을 오더니 지난 20~21일 이틀간 기록적인 비가 내렸습니다. 진주에도 300mm가 넘는 비가 양동이로 퍼붓듯 쏟아졌습니다.

오래 전 큰비만 오면 상습적으로 범람과 침수를 하던 진주시 문산읍 영천강(남강 지류)의 폭우 후 흔적을 담았습니다. 비가 쏟아지던 20일 옥산교엔 긴급 홍수부의보가 내려졌었습니다. 도도하던 홍수 물살은 지나갔지만, '범람의 상징'이던 이곳의 여름 추억거리를 되새김 해보시라고 소개합니다. 지난 21일 옥산교를 지나다가 찍었습니다.

폭우에 도도하던 홍수의 기세는 평소처럼 잦아들었지만 강속의 작은 나무와 풀은 밀려내려오던 거센 물결에 맞서 견디느라 휘어진 허리를 아직도 펴지 못하고 있다.

낙동강홍수통제소가 지난 20일 보낸 옥산교 긴급 홍수주의보 문자

지난 20일 낙동강홍수통제소와 진주시에서 보낸 옥산교 등 재난 안전 문자

지난 20일 낙동강홍수통제소에서 2시간만에 홍수주의보에서 경보로 변경 발령됐다.

영천강 범람은 문산읍 인근에서 살았던 50대 이상의 분들에겐 여름철이면 겪었던 일상이었습니다.

강에서 문산역 간의 들판이 완전 잠겨 거대한 호수처럼 변했었지요. 벼논이 물에 잠기고, 가옥이 침수되고, 사망 사고도 두어 번 난 것으로 들었습니다. 지금은 영천강 일대가 혁신도시에 일부 편입되는 등 도시로 변해 물빠짐이 더없이 좋아졌습니다.

집중호우 땐 때마다 강물이 넘쳐서 옛 남문산역 근처까지 물이 차오른 광경은 애타는 농심과 달리 '장관'이었지요. 문산읍에서 진주로 가는 2차선 국도엔 흙탕물에 잠긴 도로를 따라 차량들이 아슬아슬하게 지나기도 했습니다. 더 생생한 것은 물이 어느 정도 빠지면 팔뚝만한 잉어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논의 수로에서 펄떡거려 이를 잡는 횡재도 누렸습니다.

지금은 흔적조차 없이 지워져 기억들만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이 일대엔 42만 6000평에 6000가구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건설됩니다. 2026년 보상을 시작해 2030년에 완공됩니다.

홍수 때 제 역할을 단단히 하는 삼곡리 배수장 모습

저 멀리 배수 수문이 보인다.

옥산교 아래 영천강 모습. 잦아든 물의 수위 속에 작은 나무와 수풀들이 며칠 전 한바탕 물난리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떠내려오던 수풀들이 나뭇가지에 걸려 있다.

평소엔 농사용 물을 가두고 큰 비가 올 땐 홍수 조절을 하는 수문. 강 가운데엔 자연 발생적으로 자리해 자란 큰 수풀이 우거져 있다. 홍수 땐 물 흐름을 방해해 범람 등 큰 피해를 줄 수 있지만, 평소엔 강의 생명을 지키고 운치를 준다. 강의 두 얼굴인 셈이다.

홍수 때면 물이 담던 이 일대는 올해 진주문산주택지구로 지역돼 6000여 가구의 거대 주택가로 변모한다. 개발과 관련한 불법 행위 단속 안내문이 강 옆을 지켜서 있다. 이상 정창현 기자

■추가 사진

옥산교 위치도. 낙동강홍수통제소

6000가구 규모의 신규 공공택지 대상지로 지정된 진주 문산지구 개발 구역도. 진주시

영천강 옥산교 일대 모습. 구글 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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