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메뉴

[경남 지역 정치활동 명태균 파문] 8시간 검찰 조사 마친 명태균 "거짓의 산 무너질 것"

정창현 기자 승인 2024.11.08 20:52 | 최종 수정 2024.11.08 21:30 의견 0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55) 씨가 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검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마친 뒤 입을 열었다.

명 씨는 약 8시간 동안 조사를 마친 후 오후 6시쯤 검찰 청사를 나오며 기자들에게 “거짓의 산들이 하나씩 하나씩 조사를 받으면서 무너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소통에 대한 질문엔 “내일 조사받고 또 상세하게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왼쪽) 씨와 명태균 씨. 명 씨 페이스북

명 씨의 이날 검찰 출석은 경남선거관리위원회가 수사를 의뢰해 지난 2월 창원지검 수사과에서 한 차례 조사한 이후 검사가 직접 명 씨를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명 씨는 내일도 조사를 받는다.

명 씨는 오전 검찰에 출석하며 “돈의 흐름을 파악하면 이 사건을 바로 파악할 수 있다. 저는 단돈 1원도 받아본 게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오전 9시 38분 검찰 청사에 지팡이를 짚고 김소연 변호사와 함께 출석했다.

기자들이 윤 대통령 부부와의 관계 등을 묻자 “검찰에서 질문이 나오지 않겠느냐. 조사를 마치고 입장을 밝히겠다. 여기서 다 말하면 조사받을 때 할 말 없지 않나”며 조사실로 향했다.

김 변호사는 “(대통령 부부와의 통화 녹음파일 등은) 제출할 예정이 없다. 폭로도 없으니 기대말라”고 선을 그었다.

명 씨 측은 이날 대선 당시 여론조사를 한 ‘미래한국연구소’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뒷받침할 녹음파일을 검찰에 제출했다.

여기에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과 명 씨, 김 전 의원의 회계담당자였던 강혜경 씨, 미래한국연구소장 김모 씨 등 5명이 모여 연구소는 김 씨의 것이라는 취지로 대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창원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김호경) 이날 명 씨가 김 전 의원으로부터 의원 월급인 세비 9000만 원을 받았다는 내용을 집중 추궁했다.

앞서 강 씨는 명 씨가 2022년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을 위해 81차례 여론조사를 하고, 그 비용 3억 7000만 원 대신 김 전 의원의 보궐선거 공천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공천을 받아온 명 씨에게 세비의 절반을 주기로 했고, 실제로 총 25번에 나눠 9031만 원을 건넸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명 씨는 2022년 4~6월 김 전 의원의 선거를 위해 빌려준 6000만 원을 돌려받았다는 입장이다. 명 씨는 “나머지 3000만 원은 강 씨에게 돈을 빌려준 다른 3명이 나눠 받아갔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윤 대통령의 김 전 의원 공천 개입 등 다른 의혹도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김 전 의원의 총선 공천 발표 하루 전날인 2022년 5월 9일 윤 대통령이 명 씨에게 “김영선이 좀 (공천)해줘라 했는데”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긴 통화 녹음파일은 검찰 수사로 규명해야 할 부분이다.

김 변호사는 “국민이 지역 일꾼으로 열심히 일할 국회의원 후보를 추천하는 건 누구에게도 할 수 있는 일”이라며 “(김 전 의원 공천과) 무관한지 아닌지는 검찰이 밝힐 일”이라고 말했다.

명 씨는 이 말고도 지방선거 출마 예비 후보자 3명에게서 총 2억 5900만 원을 받아 이 돈으로 여론조사를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명 씨는 “미래한국연구소가 받은 돈이라 알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명 씨 측은 창원국가산업단지 유치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전 의원에게 정책 아이디어를 제공하긴 했지만 공무원들의 보고를 직접 받는 등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대통령실 이전과 관련된 내용이 담긴 명 씨의 통화녹음을 추가로 공개했다.

명 씨는 이 녹음파일에서 대선 직후인 2022년 4월 “당선인이 광화문 그쪽으로 (이전)할 모양인가 보네”라고 지인이 묻자 “경호고 나발이고 내가 (김 여사에게) 거기 가면 뒈진다 했는데, 본인 같으면 뒈진다 하면 가나”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당선 이유에는 “본인(김 여사)이 영부인 사주가 들어 앉았고. (대선 일이) 3월 9일이라서 당선된다고 (내가) 그랬다. 꽃 피기 전에는 윤석열이가 당선이 (되고) 꽃 피면 이재명이를 이길 수가 없다(고 김 여사에게 말해줬다)”고 했다.

저작권자 ⓒ 더경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