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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호 경북 구미시장 "이승환 구미 콘서트 대관 취소…정치선동 자제 서약 거부"

"시민·관객 안전 고려, 운영조례에 따라 취소 통보"

천진영 기자 승인 2024.12.23 16:42 | 최종 수정 2024.12.23 17:16 의견 0

경북 구미시가 오는 25일 예정된 가수 이승환(59) 씨의 데뷔 35주년 기념 콘서트 공연장 대관을 취소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23일 구미시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5일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승환 콘서트를 시민과 관객의 안전을 고려해 취소한다"며 "구미시문화예술회관 운영조례 제9조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김장호 구미시장이 가수 이승환 씨의 구미 콘서트 대관 취소를 밝히고 있다. 구미시

김 시장은 "지난 20일 이 씨 측에 안전인력 배치계획 제출과 '정치적 선동 및 오해 등의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요청했지만 이 씨 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첨부된 서약서에 날인할 의사가 없다'는 분명한 반대의사를 서면으로 밝혀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0일 이 씨 기획사에 정치적 선동 자제를 요청했다. 그럼에도 이 씨는 지난 14일 경기 수원 공연에서 '탄핵이 되니 좋다'라며 정치적 언급을 했다"고 덧붙였다.

김 시장은 “구미 공연에서 정치적 언급이 있을 가능성이 높고 이에 반하는 시민단체들의 항의 시위 등으로 자칫 시민과 관객의 안전 관리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게 됐다”며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것이 시장의 가장 큰 임무라고 생각해 콘서트 대관 취소를 결정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정치적으로 편향된 행동과 언급에 구미 지역 시민단체가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지난 19∼20일 두 차례 집회를 개최했다"며 "지역 민간 전문가와 대학교수 자문을 구했고 위원회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문화예술회관의 설립 취지, 서약서 날인 거절, 예측할 수 없는 물리적 충돌 등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해 불가피하게 대관을 취소한다"고 말했다.

시는 이날 오전 9시쯤 ㈜하늘이엔티에 관련 공문을 발송하며 대관 취소 절차를 마무리했다. 시가 이 씨에게 대공연장 사용 허가를 통보한 건 지난 7월 31일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공개 찬성한 이 씨는 구미 콘서트를 취소하라는 보수 우익단체의 요구를 받았다. 구미 지역 13개 보수단체는 이승환 콘서트 취소를 요구하며 지난 19~20일 두 차례 집회를 가졌다

이 씨는 지난 20일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콘서트가 사실상 매진이라며 "티켓 상황이 가장 안 좋은 곳이었는데요, 감사합니다. 관객 여러분. 보수 우익단체 여러분"이라는 글을 올렸다.

전날에는 법무법인을 통해 '콘서트에 참석할 팬들께서는 인근에서 예정된 집회 시위에 일체 대응하지 말아 주시길 부탁드린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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