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산불이 9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주한미군 소속 대형 헬기인 치누크가 투입되면서 대형 헬기 제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군 소속 대형 헬기 4대가 28~29일 산불 현장에 긴급 투입돼 우리 군 헬기들과 공조해 산불 진화에 나서고 있다. 당초 지난 27일부터 투입될 예정이었지만 연무와 악천후로 인근 사천비행장에서 대기했다가 출동했다.

29일 경남도에 따르면 전날부터 투입된 주한미군 소속 헬기는 치누크(CH-47) 1대와 UH-60 블랙호크 3대다. 이번 산불에서 육군과 공군이 보유한 치누크도 100회 가까이 산불 현장에 출격했다.

28~29일 경남 산청군 대형 산불 현장에 투입된 주한미군 소속 대형헬기인 치누크(CH-47). 주한미군은 치누크(CH-47) 1대와 UH-60 3대를 산청 산불 현장에 보내 진화 작업을 펼쳤다. 두 기종은 담수 용량이 각각 5t, 1.5t이다. 경남도

치누크의 진화 역량은 어느 정도일까?

이번에 투입된 치누크의 최대 담수 용량은 5t(5000ℓ), UH-60은 1.5t(1500ℓ)이다.

육군 치누크 헬기(CH-47)들이 지난 26일 경북 의성군 안계면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치누크 헬기의 담수 용량은 약 5t으로, 지자체 임차 헬기(1~1.2t)보다 많은 양의 물을 뿌릴 수 있다. 육군

투입된 미군 헬기들은 지리산국립공원 산악 지형을 중심으로 집중 살수작업을 벌이고 있다.

미국 보잉 사가 제작한 치누크는 주한 미군 말고도 우리의 육군과 공군이 각 32대, 10대를 운용 중이다.

치누크의 동체 길이는 15.85m로, 14.96m의 국산 수리온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로터(프로펠러)를 포함한 전장은 30.1m에 달해 19m 정도의 수리온보다 10m 이상 길다.

치누크는 대형 로터 2개를 앞뒤로 나란히 장착한 '탠덤 로터' 방식의 헬기다.

최대 이륙 중량은 치누크 2만 2680㎏, 수리온 8709㎏으로 차이가 크다.

치누크는 이번 산불 진화에서 5000ℓ짜리 대형 양동이에 물을 담아 진화에 나서면서 위상을 과시했다.

산림청 보유 헬기 50대 중 주력은 담수 용량 1000∼5000ℓ의 중형이고 11대는 1000ℓ 미만이다. 5000ℓ 이상의 대형은 7대에 불과하다. 대형 중 한 대만 있는 S64의 담수량은 8000ℓ에 이른다.

치누크는 지자체 임차 헬기(1000~1200ℓ 담수)보다 최대 5배의 용량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헬기 수보다 용량이 더 중요하다. 한 번에 많은 양을 뿌릴 수 있어 일반 3대보다 대형 1대가 더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이날 산불 진화현장엔 미2사단 연합사단 부사단장인 스콧 우드워드(Scott Woodward) 준장이 방문해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만났다.

박 지사는 “신속한 헬기 지원에 감사드린다”며 “산불이 완전히 진화될 때까지 지속적인 협력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우드워드 준장은 “헬기가 산불 진화에 유용하게 사용되기를 바란다.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박완수 경남지사와 스콧 우드워드 준장이 산청 산불 현장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경남도

한편 국방부도 경북·경남 일대 대형 산불 진화를 위해 장비와 병력을 투입해왔다.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이 지난 27일 경북 지역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해병대

군용 군용헬기 45대와 1000여 명의 병력이 투입돼 산불 진압과 잔불 제거, 의료 지원을 하고 있다.

국군이 보유한 치누크는 산청 양수발전소 상부댐에서 진화 물을 퍼담아 산불 지역에 뿌렸다.

지난 28일 밤 경남 산청 산불 야간 진화 지원작전에 투입된 39사단 장병들이 불씨를 정리하고 있다. 육군 제39보병사단

현재까지 산불 진화에 투입한 군 헬기는 260여 대, 군 병력은 총 6300여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