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경남뉴스의 '순간 포착'은 길을 가다가 또는 머무른 곳에서 마주친 장면을 사진으로 남겨 독자에게 전하는 코너입니다. 시간이 짧은 '찰나'에 중점을 둡니다. 동시에 더경남뉴스는 '현장 포착' 사진 글도 게재 중입니다. '순간 포착'보다 긴 시간의 현장 상황을 전합니다. 둘 다 '별난 장면과 모습'을 싣는 코너입니다. 주변의 얘깃거리를 가미해 기사를 풀어내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제보를 바랍니다. 편집자 주

실록이 우거진 6월, 산야가 온통 싱그럽습니다.

매실 밭에도 몸집을 키운 매실들이 수확을 앞두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 이젠 출하를 해도 될 정도로 커져 있네요.

매실밭 스케치를 하다가 숨어서 쉬고 있는 청개구리를 발견했습니다. 예전 시골에선 쉽게 청개구리를 볼 수 있었지만 '오염의 시대'인 지금은 청정함의 바로미터이자 상징으로 인식됩니다.

청개구리 생김새를 잘 모르는 독자분들은 아래 사진 속에서 청개구리 모습을 곧바로 찾아내기 쉽지 않을 겁니다.

무성한 나무잎 속에 매실이 촘촘히 달렸습니다. 그런데 한가운데 물체의 모양새가 매실처럼 매끄럽지 못해 잘못 큰 매실인가 했는데 청개구리입니다. 몸을 바싹 오므린 채 앉아있네요. 청개구리는 뱀 등 천적에게 발각되지 않도록 주위 색상에 맞추는 보호색을 갖고 있습니다. 정창현 기자

청개구리 모습

청개구리가 울 때 모습. 목 밑에 울음주머니가 있어 풍선처럼 커진다. 이상 국립생물자원관

■청개구리 이야기들

청개구리는 알려진 얘깃거리가 많은 개구리입니다.

먼저 보호색을 갖고 있습니다.

청개구리의 피부색은 생체적으로 주위 환경의 변화에 따라 변합니다. 녹음이 우거져 있을 땐 대체로 초록색을 띠지만 주위의 색상에 맞춰 흑색, 회색, 갈색 등으로 다양하게 변신합니다. 이는 청개구리의 피부 속 색소 세포가 온도와 습도 변화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청개구리처럼 나약한 생물에게 조물주가 특별한 생존의 수단을 준 것이지요. 피부색을 변화시키는 보호색 기능은 은신을 보다 쉽게 해줍니다.

청개구리는 피부 색깔로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다고 하네요. 초록색이 선명하면 건강하고 그렇지 못하면 건강하지 않다고 합니다.

청개구리는 피부가 얇고 부드러워 건조해지면 탈수로 죽을 수 있습니다.

또한 청개구리는 독이 있어 손으로 만진 뒤 눈을 비비면 좋지 않다고 하네요.

놀이로서의 청개구리 추억담도 있습니다.

어릴 때 친구들과 나무 잎에 붙은 청개구리를 잡아 손바닥으로 탁 쳐서 기절시키고 모래흙에 잠시 묻은 뒤 한동안 있다가 다시 끄집어내면 살아나던 '놀이'입니다. 죽은 청개구리가 살아났다며 신기해 하던 놀이입니다.

요즘 이렇게 하면 동물 학대로 논란거리가 되겠지요. 놀이가 많지 않던 시절의 얘기입니다.

다음은 부모 말 안 듣는 청개구리 이야기입니다.

청개구리는 비 오기 전이나 비오는 날, 어김없이 개굴개굴대며 시끄럽게 웁니다.

설화가 많이 알려져 있지만, 과학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설화 이야기입니다.

어린 청개구리는 엄마가 살아 있을 때 지독스레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엄마가 말하고 시키는 것 반대로만 했다지요.

엄마는 병으로 숨지기 전, 물가에 무덤을 만들어라고 유언을 했습니다. 어린 청개구리가 하도 반대로만 해서 이렇게 말하면 가꾸로 뭍에다 묻을 것으로 믿었지요.

어린 청개구리는 엄마 청개구리의 죽음에 뒤늦게 뉘우치고 엄마의 말대로 냇가 바로 옆에 정성껏 모셨습니다.

그런데 비만 올 때면 걱정이 태산처럼 커집니다. 냇가에 모신 엄마의 무덤이 떠내려 갈까여서입니다.

'청개구리 심보'란 말이 여기에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비와 청개구리 울음 관련성은 과학적으로도 증명됩니다.

청개구리의 피부는 얇아 온도와 습도에 매우 민감합니다. 비구름이 몰려오기 전이나 몰려오거나, 비가 내리면 피부는 습도가 높아지는 것을 곧바로 자각합니다.

습도가 높아지면 호흡하기 쉬워지겠지요. 따라서 호흡을 보다 쉽게 하기 위해 울음소리를 크게 낸다고 합니다. 청개구리는 폐 호흡(60%)과 피부 호흡(40%)을 합니다.

또한 청개구리 울음은 짝짓기용이기도 합니다. 다만 수컷만 울어 암컷을 유혹합니다. 번식은 6월까지 합니다.

청개구리 울음 이야기에는 이처럼 '설화'와 '과학'이 복합적으로 섞여 있습니다.

한편 청개구리는 산란기 말고는 주로 풀잎에서 생활하는데 낮에는 잎이나 나무에서 일광욕을 하고 너무 덥거나 추울 땐 바위 틈이나 흙 속에서 휴식을 취합니다.

발가락 끝에는 잎이나 나무에 잘 붙는 큰 흡반(흡판·빨판)이 있어 어디든지 잘 기어오릅니다.

청개구리 종류는 일반 청개구리와 수원청개구리 등 몇 종이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