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치쿤구니야열병 확진자가 5000명에 이르자 중국 당국이 긴급히 예방 조치에 나섰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도 전 세계적 유행 가능성을 경고한 상태다.

치쿤구니야열병은 뎅기열과 지카바이러스처럼 모기를 통해 전파되는 질병이다. 주요 증상은 급성 발열과 심각한 관절 통증 등이다.

31일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올해 중국 남부 광둥성 12개 도시에서 치쿤구니야열병 확진자가 4824명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치료제 없는 '치쿤구니야열병' 매개체인 이집트숲모기(왼쪽)와 흰줄숲모기. 질병관리청

대부분의 확진자는 광둥성 포산시에 나왔고 홍콩과 인접한 선전시에서도 확진 사례가 나왔다.

다만 광둥성 질병예방통제센터는 "확진자 중 중증이나 사망자는 없고 모두 경증"이라고 밝혔다.

광둥성 당국은 지난 27일부터는 연못과 시냇물 등에 물고기 약 5000마리를 풀어 모기 번식을 막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시민들에게 방충망 설치를 권고하고 긴소매 옷을 입으라고 당부했다. 또 수경재배 식물 등 고여 있는 물을 점검해 모기에 물릴 위험 요인을 미리 제거하라고 덧붙였다.

치쿤구니야열병은 지난 1952년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 병은 주로 이집트숲모기나 흰줄숲모기가 바이러스를 옮긴다.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과정에서 모기 몸에 들어간 바이러스가 며칠간 복제된 후 침샘에 고여 있다가 다른 사람을 물 때 전파된다.

아직 사람 간의 전염 사례는 없고, 치사율은 1% 미만이지만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방역망이 뚫리면 감염으로 번질 위험이 크다.

65세 이상 고령자나 고혈압·심장병 등 기저질환자는 합병증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나라엔 이집트숲모기가 없고, 흰줄숲모기는 존재하지만 지난달 기준 채집한 636마리에서 치쿤구니야 바이러스는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매년 평균 10명 안팎의 치쿤구니야열병 해외 유입 사례가 발생했ㅈ지만 올해는 7월 기준 단 한 명의 환자가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