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시에 사는 천 모(40대) 씨는 밤 날씨가 선선해진 요즘, 저녁에 집 근처 공원에서 걷기운동을 마치고 벤치에 앉아 운동을 나온 사람들을 구경하며 쉬기도 한다. 하지만 오래 앉아 있지를 못하고 일어선다. 모기가 몇 마리가 지속 공격을 해대 참기 어려워서다.
요즘 ‘가을 모기’가 극성이다.
지난여름 역대급 폭염이 오래 이어진 탓에 기를 못 펴던 모기들이 날씨가 선선해졌는데도 제법 많아졌다. 팔 등 피부에 앉아 피를 빨다가 잡으려면 먼저 눈치를 채고 잽싸게 달아난다. 개체 수도 늘었지만, 활동력도 왕성해졌다.
천 씨는 아파트 방에도 어디에서 들어왔는지 하루 밤에 2~3마리는 항시 들어와 괴롭힌다고 했다. 따끔하게 물고서 잽싸게 달아나는 모기를 보면서 '가을 모기가 매섭다'는 옛 어른들의 말을 실감한다고 했다.
모기의 최적 활동 기온은 25~30도다. 기온이 13도 아래로 내려가거나 32도를 넘으면 활동량이 현저히 줄고, 피를 빨 수 있는 기력도 급격히 떨어져 굶어죽는다.
따라서 '극한 폭염'이 9월 말까지 기승을 부린 올해 여름엔 모기 활동이 뜸했다.
하지만 10월 초중순인 아직도 낮기온이 25도를 오르내려 모기가 활동엔 그리 어렵지 않은 날씨다. 모기가 서식하는 주위 수풀 등이 푸르름을 머금고 있어 서식 환경이 아직은 괜찮다.
모기는 폭염은 물론 폭우 때도 활동을 잘 못 한다. 고인물 등에서 알을 낳지만 집중호우 등 비가 엄청 내리면 알이 물에 씻겨 내려간다.
모기는 보통 여름 날씨로 접어드는 6월 중순에 개체 수가 증가해 한여름인 8월 중순에 활동이 제일 왕성하다.
하지만 올해는 양상이 크게 달랐다.
개체수도 많고 활동도 왕성해야 할 7~8월에 '극한 폭염'이 지속됐고, 간간이 폭우도 집중 쏟아져 알과 유충이 떠내려가 활동 개체수가 크게 줄었다. 폭염과 폭우 등으로 모기의 산란 장소인 물웅덩이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그러다가 폭염이 꺾인 9월 말부터 다시 증가했다. 모기가 서식하기에 기온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모기활동지수가 100이면 야간에 야외에서 10분 정도 있으면 5번 이상 모기에 물릴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각 지자체는 모기 방역을 끝낼 시기이지만 방역 활동을 중지하지 않고 있다.
가정에서 방안의 모기를 예방하려면 가을이라고 출입문과 창문을 자주 열고 환기하지 않아야 한다.
모기는 2mm 정도의 틈만 있어도 몸의 절반을 오므려 비집고 들어온다고 한다. 손상된 방충망도 점검해야 고쳐야 하고 베란다와 개수대의 배수구도 간간이 소독을 해야 하고 스타킹 등을 활용해 구멍을 막아주는 것이 좋다. 개수대 등엔 소금을 뿌려주면 살균 작용으로 모기를 퇴치하고 날파리를 없앨 수 있다.
또 모기는 보통 대개 1㎞ 이내에서 활동하고, 7~8m 정도를 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엘리베이터 등을 타고 20층 이상의 고층까지 충분히 이동이 가능하다. 일단 방안에 들어오면 낮엔 어두운 곳이나 욕실 천장 등에 붙어 쉬고 있다가 밤에 나와서 괴롭힌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단지에 경관용으로 만들어 놓은 연못이나 빗물을 저장하는 정화조, 하수구 등 모기의 근원지 방역을 철저히 해야 한다. 물통이나 땅에 고인 물을 없애야 한다. 또 집 주변의 화초나 풀이 무성한 곳, 보일러실, 창고 등도 방역 대상지다.
한편 모기예보제가 있는데 쾌적-관심-주의-불쾌 등 4단계로 나뉜다.
전국의 지자체에 따르면, 현재 대부분의 지자체에서의 모기발생단계는 '주의'(3단계)와 '관심'(2단계)다. 밤엔 20도 아래로 기온이 떨어지지만 낮 기온이 25도 안팎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