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TK)에서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이 40%에서 19%까지 무려 21%포인트(p)나 떨어졌다는 충격적인 여론조사가 나왔다. 부울경(PK)에서도 직전보다 3%p 하락했다.
정치권에선 당 지도부의 '한동훈 제거' 역풍 때문이란 분석이 나왔다. 지금의 장동혁 체제론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는 지난 22~24일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더불어민주당 정당은 41%, 국민의힘은 20%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지난 3일 '12·3 계엄' 1년을 맞아 서울 여의도 국회 문 근처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을 하고 있다. 유튜브 언더73스튜디오
놀라운 것은 TK의 국민의힘 지지율이 2주 전 12월 2주차 조사(40%) 때보다 무려 21%p나 폭락했다는 점이다. 지지 정당 없음도 39%로 다른 지역 평균보다 10%p 높았다.
PK에서의 국민의힘 지지율도 23%로 직전 조사(12월 2주 차)보다 3%p 하락했다. 자신의 정치 이념을 '보수'라는 응답자의 국민의힘 지지율도 50%에서 44%로 6%p 하락했다.
두 지역 모두에서 지지가 민주당 등으로 옮기지 않고 지지 정당을 갖지 않은 것은 국민의힘 내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여론조사업계 등에선 "민주당 의원들의 일탈과 대통령의 실언이 잇따르고 있는데도 국민의힘 지도부는 무미건조한 강성 멘트만 내놓는 무능력을 보이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적기적시에 여권의 폐부를 찌르는 대여 투쟁에 나서는 한 전 대표와 그의 라인을 당에서 내치려는 움직임에 실망한 보수층이 이탈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민의힘 TK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냉담해진 지역 민심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했다.
한 기초단체장 출마 예정자들은 "부탁해도 입당 원서를 써주지 않는 분이 늘어나고 있다"거나 "국민의힘을 칭찬하는 사람을 보기 힘들다"고 전했다.
PK 지역인 진주시의 한 농촌 지역 카페에서 만난 주민들도 비슷한 지적을 쏟아냈다.
지난 25일 이 카페를 찾은 한 주민은 "윤석열 전 대툥령의 계엄 선포가 잘못됐다는 게 국민 절대 대수의 생각인데 20% 극우에만 기댄 4차원 당 지도부에 신물이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거 때마다 국민의힘 후보를 찍었다는 그는 "당 지도부가 이대로 가면 지방선거는 보나마나 참패로 끝날 것이고, 현 지도부는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이 뻔한데 현실 파악을 전혀 못하는 것 같다"고 힐난했다.
이 카페 주인은 "동네 분들이라 합석을 해 보면 한동훈만을 내치려는 국민의힘 내부 움직임에 실망스럽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은 편"이라고 분위기를 전헀다.
TK 지역 지지율 폭락에 국민의힘 지도부도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장동혁 대표가 최근 변화를 예고한 만큼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지지율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례적인 말만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