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시 지수면 승산마을에 남아있는 지수방앗간(정미소) 터에 지수의 관광홍보와 관련한 시설이 입주하는 4~5층짜리 건물이 들어설 전망이다. 이 건물의 옥상에는 승산마을 한옥들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공간도 만들어진다.
지수 관광지화사업에 적극 참여 중인 진주 경상국립대 교수 등 3명은 18일 오후 지수를 찾아 지수초등학교 총동창회 임원, 주민들과 함께 지수방앗간 건물과 대지에 관광 관련시설을 갖춘 건물을 짓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지수를 찾은 이는 정대율 경상국립대 경영정부학부 교수(전 한국창업학회 회장) 등 두명과 울산·경남지역혁신플랫폼 스마트도시건설연구센터의 이재희 부센터장 등이다.
현재 지수 관광개발사업에는 진주시, 경상국립대, 지수초교 총동창회, 마을주민 등이 참여해 '대한민국 기업가정신 수도 진주사업'과 '지수 관광테마마을 조성사업' 등 지수의 관광인프라 구축과 관련한 프로그램 등을 대대적으로 개발 중이다.
이병욱 승산마을 전 이장은 "서울에 사는 지수방앗간 주인의 자제가 자신의 돈을 들여 방앗간 터에 건물을 최대한 높이 지어 진주시나 동창회 등에서 관리하기를 희망한다"면서 "현재로선 방앗간 건물과 대지를 활용하는 4~5층 건물이 유력하게 거론된다"고 전했다.
이 전 이장은 "건물에는 승산마을의 고택들을 조망할 수 있는 옥상전망대도 만들 예정이고, 방앗간도 그대로 보존해 관광객들이 옛 발자취를 보면서 추억을 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앗간 기계를 보수한 뒤 주기적으로 작동시켜 관광테마(볼거리)로 제공하는 안도 제시됐다.
이렇게 되면 한국경영학회와 경상대를 중심으로 진행 중인 '지수면 유토피아 마을 프로젝트'가 한층 활기를 띠면서 관광지 조성사업에 민간 부문의 관심이 더 이어질 지 주목된다.
지수면사무소 옆에 있는 이 방앗간은 승산마을에서 만석꾼과 천석꾼들이 나온 이후 근처 곡창지대에서 생산된 벼를 찧어 전국으로 유통시키던 곳으로, 지수 주민들에겐 꽤 의미있는 전통 건물이다. 승산마을에서 20m정도 떨어져 있다.
오래 전에 문을 닫아 지금은 외부인 출입은 되지 않는다. 당시 주인이 방앗간 건물을 허물려고 했지만 마을 주민들이 보존을 주장해 외부인에겐 개방하지 않고 옛 흔적을 그대로 보존 중이다.
이들 교수는 이날 지수초교 총동창회 회장과 사무총장, 주민들과 함께 방앗간 건물과 방앗간 인근의 폐가 등 공터를 둘러봤다.
정대율 교수는 "방앗간 바로 옆에 활용 가능한 땅이 넓다. 방앗간 사업과 연관해 이들 공터를 활용할 수 있는 타당성 조사를 해야 한다"면서 "진주시든, 관련 기업이든 이들 공터를 관광테마에 맞게 정리해야 할 것 같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승산마을의 이 전 이장은 "폐가를 소유했던 1세대는 대부분 사망하고 외지로 나간 자식들의 소유로 돼 있는데, 대부분이 팔려고 내놓지 않고 있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현실적인 지적을 했다.
정대율 교수 등 경상대 교수진은 그동안 지수 관광유토피아 사업과 관련해 지수초교 바로 옆 공터에 만든 관광안내소를 설계하는 등 직·간접으로 참여해왔다.
이들은 현재 주민과 총동창회에서 불만을 갖는 관광안내소 외관(유리창 외관)과 관련해 "지수초교의 관광 아이템에 맞게 학교 외관과 비슷한 2층짜리 건물로 설계해 진주시에 제출했는데 반영이 되지 않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방앗간 건물은 승산마을 한옥과 조화롭게 만들겠다는 말로 풀이된다.
몇달 전 관광객을 맞을 현대식 게스트하우스가 지수면사무소 근처에 완공됐지만 승산마을 전통한옥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개관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승산 한옥마을은 터줏대감 허 씨 가문(GS그룹)과 사돈지간인 구 씨 가문(LG그룹)의 창업주가 나서 자라고, 삼성 이병철 창업주가 이곳에 있던 자신의 누님집에서 지수초교를 다녔던 동네다. 정갈하게 보존된 고택이 14채나 돼 국내 한옥 역사의 보고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