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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유레카!] 촌엔 '면사무소', 시내엔 '행정복지센터'···하는 일 다를까?

정창현 기자 승인 2022.04.15 21:17 | 최종 수정 2022.04.16 12:40 의견 0

더경남뉴스는 일상에서 소소해 지나치는 궁금한 것들을 찾아 이를 흥미롭게 설명하는 코너를 마련합니다. 유레카(eureka)는 '알았다!'라는 뜻입니다.

"촌에는 면사무소 간판이 걸려 있고, 시내에는 행정복지센터이고···."

경남 진주에 사는 A 씨는 어느 날, 이 두 기관의 이름이 왜 다른지 몹시 궁금했다. 하는 일이 다를까 생각했지만 두 행정기관은 각종 증명서를 떼거나 작은 민원을 받고 처리하는 등 대민업무를 담당하는 곳으로 특별하게 다를 게 없어보였다. 무엇보다 몇년 전까지도 면사무소, 읍사무소, 동사무소로 간판을 달고 있었다.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더경남뉴스가 궁금해 알아봤다. 기자 신분은 알리지 않았다.

경남 진주시 지수면사무소 전경. 정창현 기자

먼저 진주시 담당과에 물어봤다. 둘 간의 업무량 차이일 거라는 정도의 답만 들었다. 잘 모르고 있었다. 곧바로 경남도청 담당과에 전화를 걸었다. 마찬가지였다. 더 몰랐다. 결국 총괄 부처인 행정안전부로 전화를 넣었다.

행안부 담당자는 "읍·면·동 사무소란 명칭이 일제 잔재라는 지적이 있었고, 복지행정도 점점 많아지면서 복지란 단어를 넣어 '행정복지센터'로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당시 의무적으로 도입하게 한 것이 아니라 행정복지센터로 바꾸면 좋겠다는 권고사항이었고, 바꾼 데에는 인력 증원 등의 인센티브를 주었고, 지금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담당자도 더 정확히는 모른다고 했다.

행정복지센터로 바꾼 곳이 전국에 몇개나 되는지는 알 수 없었다. 행안부 홈페이지 자료란에서 찾아보라고 안내를 했지만 찾다가 포기했다.

진주시에 다시 전화를 넣었다. 큰 틀은 알았으니 현장에 가장 가까운 기관에 문의하면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담당자가 젊은 직원이어서 지난 과정을 잘 몰랐다. 행안부에서 들은 내용 등을 주고 받으면서 서로가 이해를 더했지만 거기까지였다.

기자는 이 과정을 잘 아는 고참 직원들에게 물어보고 더 알려줄 게 있으면 전화를 달라고 했다. 전화가 왔다.

그는 "동사무소에서 주민센터로 바뀌었다가 서류 발급과 민원만을 담당하던 일반행정에서 복지행정이 많아지면서 2016년 행정복지센터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읍과 면사무소를 쓰는 곳은 노령층이 많아 기존에 알고 있는 면사무소 이름을 그대로 쓰는 것이 찾기가 편하다는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결론을 내면 많은 '00읍·면·동사무소'는 '00주민센터'가 됐다가 다시 '00행정복지센터'로 이름을 바꿔달았다.

하지만 면사무소 명칭은 아직 시골을 중심으로 많이 남아 있다. 읍사무소도 비슷하다. 다만 도시에 있는 동사무소는 대부분 행정복지센터로 바뀌었다.

한편 주위에서 자주 보는 '주민자치센터'는 행정복지센터와 다르다. 주민자치센터 건물은 정부가 지었지만 주민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공간이다. 자치회관, 주민회관, 주민자치회, 자치센터 등이 있다. 행정복지센터 건물에 같이 있는 경우가 많아 일반인들이 헷갈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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