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내 사진관] 담쟁이넝쿨의 이색 영역 넓히기
정기홍 기자
승인
2022.07.06 11:59 | 최종 수정 2023.06.0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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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변 구석진 곳에서 땅바닥을 뻗어가는 담쟁이넝쿨(담쟁이덩굴)을 담았습니다. 뻗어간다기보다 기어간다는 표현이 더 적절해보입니다.
초록색과 연한 녹색, 진한 녹색으로 물감을 칠한 듯 이파리들의 색상이 달라 꽤 이채롭네요. 6월 말 어느날, 길 가다가 잠시 멈춰 담쟁이넝쿨에 취한 귀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담쟁이넝쿨은 줄기에 넝쿨손이 있어 우리가 통상 보기로는 담장이나 나무에 달라붙어 퍼집니다.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사람의 심장 모양의 잎은 끝이 세 쪽으로 갈라지고 톱니가 있지요.
전혀 뿌리를 내리기 힘들어보이는 시멘트 바닥을 벗삼아 사부작사부작 영역을 넓혀가는 담쟁이넝쿨의 생명력에 찬사를 보냅니다.
담쟁이넝쿨은 주로 담장이나 벽 밑에 심는데 한국, 일본, 대만에서 흔하게 볼 수 있지요. 꽃은 6~7월에 황록색으로 핍니다.
잎겨드랑이에서 먼저 꽃대 끝에 한 개의 꽃이 피고 그 주위의 가지 끝에 다시 꽃이 피고, 거기서 다시 가지가 갈라져 끝에 꽃이 핍니다.
이를 취산화서(聚繖花序)라고 한답니다. 모을 취, 우산 산(傘과 같은 한자), 꽃 화, 차례 서입니다. 취산은 '우산을 모으고', 화서는 '꽃이 꽃대에 붙는 순서'를 말한다고 하네요. 한자를 풀이 하기가 매우 어려워 대충 그런가보다 하는 게 좋겠습니다.
열매는 장과(漿果·살과 물이 많고 씨앗이 있는 열매)로 자주색으로 익습니다.
참고로 미국 동북부에선 아이비(Ivy·담쟁이넝쿨) 리그 대학을 최고 명문으로 칩니다. 대학의 메인 대리석 건물에 담쟁이넝쿨이 뒤덮여있지요. 하버드, 예일, 코넬, 컬럼비아, 다트머스, 브라운, 프린스턴, 펜실베이니아대 등 8개 대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