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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주산지 경남 함양군, 양파 파종~생산 전 과정 기계화 한다

2년간 국비 등 44억원으로 밭농업 기계화 우수모델 육성
‘선택과 집중’으로 23년까지 150ha로 기계화 면적 확대

정창현 기자 승인 2022.07.21 15:04 | 최종 수정 2022.07.25 12:06 의견 0

'슈퍼푸드'로 불리는 양파는 빼놓을 수 없는 식재료 중 하나이지만 식탁 위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인건비 상승과 고령화 등으로 인한 농촌 인력 부족으로 인해 생산단가는 계속 올라가고 이에 따라 소비자 물가 역시 상승할 수 밖에 없어 농민은 물론 소비자까지 힘들게 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의 확산이 노동력 부족을 심화시키면서 양파 등 밭농업 기계화 요구가 날로 거세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양파 재배 전 과정 기계화 시범모델로 함양군을 선정해 우수모델 홍보 및 기계화 확산에 나서고 있다.

양파 육묘파종기. 함양군 제공

이 사업의 향후 로드맵과 효과 등을 알아본다.

△양파 대표 주산지 함양군

우리나라에서 양파는 제주도에서부터 강원도까지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재배되지만 절반 이상이 경남과 전남에서 생산되고 있다.

2021년 통계청 기준 전국 생산량은 157만 6752t으로 이중 전남이 재배면적 6775ha, 생산량 57만 9053t으로 가장 많았고, 경남이 4023ha, 33만 8881t으로 두 번째로 생산량을 기록했다.

함양군은 우리나라에서 3번째로 많은 양파를 재배하는 대표적인 주산지다.

지난 2019년 902농가 884ha의 면적에서 7만4240t을 생산해 224억원 가량의 농가소득을 올렸으며, 2020년에는 725농가 723ha에서 6만 1238t, 314억원 가량의 소득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재배 농가가 다소 줄어들어 667농가 756ha면적에서 7만 6673t, 394억원을 생산했으며, 2022년에는 611농가 691ha에서 5만 1192t으로 449억원 가량의 농가소득을 올리는 함양군 효자 작목 중 하나이다.

함양 양파는 청정자연과 게르마늄 토양에서 생산돼 단단한 육질로 저장성이 좋을뿐만 아니라 식이섬유가 풍부해 다이어트에 좋으며 암세포 성장과 증식을 억제하는 항암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해외 수출을 통해 안정적인 판로도 확보하고 있다.

△양파 전 과정 기계화의 필요성

논벼의 기계화율은 98.6%인데 반해 양파의 경우는 인력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1000㎡(약 300평) 당 노동력 투입 시간은 논벼의 경우 9.5시간이지만 밭작물인 양파는 95시간으로 10배에 달한다.

타 밭작물(마늘 113.2시간, 고추 144.8시간)에 비해 양파의 기계화율이 비교적 높은 수준이지만 여전히 노동시간과 인력을 많이 필요로 한다.

양파의 생산비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54%로 인건비 상승은 농가 소득과 직결된다. 특히 농촌의 고령화와 농업인력 부족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인력 수급의 어려움까지 더해지면서 인건비가 크게 상승해 농가 경영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함양군은 지난 2021년 농식품부에 양파 기계화를 위한 국비예산을 건의했으며, 밭작물 특히 양파와 마늘에 대한 생산 전단계 기계화에 대한 정부 지원을 이끌어냈다. 농식품부는 양파의 경우 함양군을 비롯하여 무안군, 마늘은 영천시와 창녕군을 밭농업 기계화 우수모델 육성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통해 함양군은 내년까지 2년간 국비 22억 원을 포함한 도비 및 군비 등 44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해 올해 35ha의 기계화 면적을 오는 2023년까지 150ha로 대폭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함양 양파 전 과정 기계화 우수모델

양파 생산 과정은 크게 육묘, 정식, 수확, 저장의 단계로 나뉜다. 양파 생산을 위해 노동력이 집중되는 시기는 정식기인 11월과 수확기인 6월이다.

하지만 양파 전 과정 기계화를 위해서는 정식 및 수확 뿐 아니라 육묘와 저장 단계까지 기계화가 필요하다. 농기계로는 육묘파종기와 전엽기, 트레이세척기, 정식기, 줄기 절단기, 방제기, 비닐 수거기, 굴취기, 수집기 등은 물론 육묘상자, 육묘트레이, 비닐하우스, 살수장치, 관정, 매쉬파렛트 등 기계화를 위한 기반도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함양군은 농가 1인당 평균 1.13ha를 재배하며, 3ha이상 재배농가는 69농가에 248ha로 소규모 농가보다는 대규모 재배농가가 증가하는 추세이며, 인력 수급의 어려움으로 기계화의 필요성 및 희망 농가 역시 증가하고 있다.

또 타 지역에 비해 높은 계약재배, 전국 최고 수준의 육묘기술력 및 기계정식용 육묘하우스 보유, 논 재배, 농업인의 열정, 지역농협과의 업무협력 등으로 인해 타 지역에 비해 기계화 접목이 유리한 상황이다.

이에 함양군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양파 전단계 기계화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1년차에는 1곳, 2년차에는 1~2곳에 집중지원한다는 계획을 마련하고 임대농기계, 육묘시설, 기반시설 등 기계화를 위한 롤모델을 개발하고 지속적인 농업인 교육 등을 통한 기계화에 대한 의식변화를 이끌어내 양파 기계화를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군은 지난해 10월 농식품부 차관이 참관한 가운데 양파 정식기계화 현장 시연을 했으며, 11월에는 주산지 일관기계화사업이 확정됐다. 이어 올해 1월 협의체 공모 및 선정을 거쳐 3월에 함양양파기계화협의체 발족식, 5월에는 임대농기계 보급 등 본격적인 양파 전단계 기계화 우수모델 발굴에 들어갔다.

이 말고도 함양군에서는 양파 기계화 지원 사업을 비롯해 양파 종자대 지원, 토양소독자재 지원, 생산성 향상 자재 지원 등 올해 45억여원의 양파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양파 기계화의 과제

함양군으로서는 양파가 연 4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주요 작목 중 하나다.

따라서 농촌의 고령화와 인력 부족 해소책이 마련돼야 하며, 반드시 기계화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양파 기계화 저변 확대로 농가 생산비 절감 및 농가소득 향상과 함께 기계화 우수 모델이 정착되면 함양양파 경쟁력 및 위상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파 전 과정 기계화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정부의 지원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또한 사업비 확대 등을 통해 발빠른 기계화 전환으로 성공적인 모델을 육성하고 파급효과를 높여야 한다.

아울러 6월에 생산한 이후 다음해까지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저장시설의 설치도 큰 과제다. 이는 수확철 홍수출하를 방지하고 출하시기 조절을 통한 수급안정 및 가격안정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기에 필수 과제로 남는다.

함양군 관계자는 “양파 기계화는 작업능률 향상과 생산비 절감으로 농가소득 향상은 물론 함양양파의 경쟁력 상승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농업인과 지역농협과 협력해 양파 재배와 수확 과정의 기계화 롤모델을 선도하고 함양양파의 저장성 향상으로 품질 고급화에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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