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때 잘 나간 호반·중흥건설 등 5개 사 이유 있었네···국토부 방관 속에 LH 공공택지 '벌떼입찰' 37% 낙찰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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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9 21:13 | 최종 수정 2022.08.3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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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강민국 국회의원(예산결산특별위원, 경남 진주시을)은 29일 '2021회계연도 결산심사 전체회의'에서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LH 공공택지 벌떼입찰' 문제점을 집중 추궁했다.
‘벌떼입찰’이란 위장 계열사를 대거 입찰에 참여시켜 당첨 확률을 높이는 방식을 말하며, 한 필지당 수백억원의 수익이 발생하는 공공택지 청약은 건설업계에서는 ‘수퍼 로또’로 불릴 만큼 관심이 높다.
강 의원실이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LH공공택지 벌떼입찰 관련 업체 당첨 현황'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기간(2017~2021년) 호반, 대방, 중흥, 우미, 제일 5대 건설사가 ‘벌떼입찰’로 총 178필지 중 67필지(37%)를 낙찰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5대 건설사가 ‘벌떼입찰’로 낙찰 받은 필지는 호반건설이 18필지(26.8%)로 가장 많았고 ▲우미건설 17필지(25.3%) ▲대방건설 14필지(20.8%) ▲중흥건설 11필지(16.4%) ▲제일건설 7필지(10.4%) 순이다.
호반건설 등 주요 건설사가 ‘벌떼입찰’을 통해 LH 공공택지 당첨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들이 거느린 계열사를 통한 IP 물량 공격 때문이다.
실제 국토부와 LH가 최근 3년간 공공택지 당첨업체 총 101개사에 실시한 '벌떼입찰 특별점검 주요 적발 내용'에서도 ‘택지 청약 시 동일 IP 사용 문제와 주요 5대 건설사가 거느린 계열사 수가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택지 청약 때 동일 IP 사용 문제는 한 건설사 직원이 한 개의 컴퓨터에서 자기 계열사로 수십 번 청약을 신청했다는 것이다. 당연히 계열사 수가 많은 건설사가 유리하다.
주요 5대 건설사가 거느린 계열사를 보면 △호반 36개 △중흥 47개 △대방 43개 △우미 41개 △제일 19개로 총 186개나 된다. 이는 최근 3년간 LH공공택지 당첨업체 101개사 보다도 많다.
더욱이 계열사를 통한 IP 물량 공격이란 기울어진 청약 제도로 인해 공공주택을 낙찰받은 ‘벌떼입찰’ 건설사들은 지속적으로 성장했고, 이는 지난 10년간 업계 순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토부로부터 받은 주요 5대 건설사 업계 변화 추이를 보면, 2021년 기준 호반건설은 업계 순위 13위(2012년 32위)로 성장, ‘벌떼입찰’ 건설사 중 순위가 가장 높았고 중흥건설은 17위(2012년 347위)로 순위 상승이 가장 높이 올랐다.
근본적 문제는 국토부가 이러한 ‘벌떼입찰’ 업체에 대한 조사 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국토부는 '수년간 처벌과 조사 권한이 없어, 제도 개선만 했다'고 답변했다.
강민국 의원은 “국토부가 수년간 처벌과 조사 권한이 없다는 변명으로 솜방망이식 제도 개선만 하는 동안 이들 업체는 무한성장을 했고, 건설 시장경제는 혼란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강 의원은 “올해 LH가 특별점검을 한 결과, 최근 3년간 당첨 업체 101개사 중 81개 업체가 문제가 있다고 국토부에 보고한 만큼 형식적 제도 개선이 아닌 복수계열사의 무더기 입찰 참여를 제한하는 1사 1필지 등 확실한 재발방지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국토부에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