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 체크] 코로나19 'XBB변이'는 '델타변이'보다 5배 독하고 치명적?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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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0 14:04 | 최종 수정 2022.11.20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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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델타변이보다 5배 강력하고 사망률이 높지만, 기침·발열 증상이 없고 PCR 검사를 통한 탐지도 어렵다"
최근 카카오톡의 단체 카톡방이나 인터넷 블로그, SNS 등에서 '싱가포르 뉴스입니다'라는 제목으로 퍼지고 있는 글의 주요 내용이다.
이 글은 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의 새 변이 'XBB' 바이러스의 강한 증상을 말하면서 XBB 변이가 '우세종'이 될 경우 더 치명적일 것이라고 경고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싱가포르 보건부(MOH)는 지난 10월 11~15일 3차례에 걸쳐 "XBB 변이가 치명적이라는 인터넷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This is not true)"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내용이 한국 방역당국이 언급하지 않고 국내 언론에도 소개되지 않아 내용을 잘 모르는 누리꾼 사이에서 영문과 한글 내용이 허위로 퍼진 것이다.
싱가포르에서는 지난달 확진자의 65%가 XBB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고, 면역 회피력이 커 '싱가포르 뉴스'라는 제목으로 유포된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보건부(MOH)는 지난달 11일 성명을 통해 "XBB로 인한 국내 사례가 증가하고 있지만 중증 사례의 수는 상대적으로 적었다"면서 "XBB가 더 심각한 질병을 유발한다는 증거는 없다"며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MOH는 3일 뒤 성명을 또 내고 "XBB 사례는 오미크론 BA.5 변이에 비해 입원 위험이 오히려 30%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더불어 "싱가포르 내에서 XBB 변이가 우세종이었던 지난 한 달간 사망자 증가는 관찰되지 않았다"면서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함부로 유포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MOH는 다음날에도 비슷한 내용의 추가 성명을 발표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XBB 변이가 과거 델타나 현재의 오미크론보다 더 위험하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고, 여전히 유행 중인 오미크론 위력 내 범위에 있다"고 밝혔다.
다만 WHO는 "XBB 변이가 지난 10월 말 기준 세계에서 1.3%의 유병률을 보이고 35개국에서 검출됐다"면서 "65개국에서 검출된 BQ.1 변이와 함께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리 방역 당국도 같은 입장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XBB의 중증도 증가는 확인된 바 없다"면서 "치명률이 높은데 열이나 기침 증상이 없고 폐렴은 있는데 기침이 안 난다는말은 논리적으로도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국내에서도 오미크론 하위 변이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고 추가 백신 접종률 저조로 면역력 저하가 우려돼 개인 방역은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XBB 변이는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발견되기 시작했다.
질병관리청 분석 결과 국내 XBB 변이 검출률은 10월 2주 0.2%에서 11월 1주 0.9%로 4.5배 증가했다. 국내 우세종은 이 기간에 90% 넘게 검출된 BA.5이지만 감소하는 반면 XBB와 BQ.1.1 등 오미크론 세부계통 신규 변이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 참고 사항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지난 2019년 말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서 발생한 이후로 '알파→베타→델타' 등으로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해 지금은 오미크론 변이 상태다.
WHO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만도 300종이 넘는다.
XBB 변이는 현재 우세종이 된 오미크론의 하위변이 중 하나로 지난 8월 인도에서 처음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