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심판 때문에 졌다는 말 없어질까?···AI 판정, 심판 오심 잡아냈다
주심과 부심, 골 먹은 카타르도 오프사이드인 줄 몰라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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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1 11:10 | 최종 수정 2022.11.2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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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최국이니 봐주는 거겠지"
21일 카타르와 에콰드르 카타르월드컵 개막전에서 에콰도르의 에네르 발렌시아(33·튀르키예 페네르바체)가 전반 3분 터뜨린 헤딩 골이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취소되자 관중은 물론 각국의 중계진들도 의아해했다.
다니엘로 오르사토(47) 주심의 골이 선언되자 에콰도르 선수들은 환호했고 카타르 선수들도 항의가 없었다. 부심들도 이의 없이 골로 인정했다.
국내 방송사 중계진들도 골키퍼 차징(charging) 등 반칙 때문일 것이라고 해설을 했다. 눈으로는 오프사이드 여부를 확인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 재개 직전 비디오판독(VAR) 심판들이 오르사토 주심에게 '콜'을 했다. 한참 후 판정 3D 영상이 경기장 전광판에 송출되자 의구심이 싹 가셨다. 그리고 모든 이가 감탄의 고개를 끄덕였다.
심판진이 놓쳤던 오프사이드 반칙을 잡은 건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SAOT·Semi-Automated Offside Technology)’이었다.
영상은 영상은 골에 관여했던 에콰도르의 마이클 에스트라다(26·크루스 아줄)의 발이 오프사이드 라인을 어느 정도 넘어 있었는지 정확히 보여줬다.
오프사이드는 공격수가 최종 두 번째 상대 선수보다 골대에 더 가까이 있을 때 선언된다. 골키퍼가 앞에 나와 있을 경우 상대팀 선수가 최소 두 명의 수비보다 뒤에 있어야 반칙이 선언되지 않는다.
하지만 골이 들어갔던 당시 카타르의 골키퍼가 앞에 나와 있었고 에스트라다가 두 번째 수비보다 발이 앞서 있던 것이 SAOT에 잡힌 것이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첫선을 보인 SAOT는 경기장 지붕 아래 설치된 12대의 특수 카메라가 선수의 신체 29곳을 추적하고, 공인구인 ‘알 리흘라’에는 초당 500회 데이터를 기록하는 관성측정센서(IMU)를 달아 패스 순간을 포착한다.
선수와 공의 움직임을 초당 50~500회 측정하고 인공지능(AI)이 오프사이드 여부를 판단해 심판진에게 전달하는 첨단 기술이다. 오프사이드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시간이 많이 걸려 경기 흐름이 끊겼던 상황을 크게 줄여준다.
FIFA(국제축구연맹)는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골라인 판독 기술(GLT)을, 이번 카타르 월드컵 직전인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VAR(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도입했다.
러시아 월드컵 때 총 64경기 동안 VAR이 페널티킥이나 오프사이드 등 주요 판정에 직접적 영향을 준 건 20회다. 한국도 독일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김영권의 골이 VAR 결과 오프사이드가 아닌 것으로 드러나 수혜를 봤다.
러시아 대회 당시 첫 VAR 리뷰는 전체 일정 중 5번째 경기였던 프랑스와 호주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있었다.
SAOT는 다음 달 19일 월드컵 결승전까지 한 달간 AI 심판으로 활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