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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2일)은 '김치의 날'…우리가 몰랐던 김치 이야기

정기홍 기자 승인 2022.11.22 10:46 | 최종 수정 2022.11.22 19:00 의견 0

오늘(22일)은 '김치의 날'이다. 대부분 잘 모르지만 어엿한 법정기념일이다. 김치 소재 하나하나(11월)가 모여 22가지(22일)의 효능을 나타낸다는 뜻을 담았다.

이처럼 맛으로 따지면 김치만 한 게 없고, 한국의 요리에서 어디에다 넣어도 감칠맛을 내는 최고의 재료다. 요즘은 김치를 사먹는 가정이 늘었지만, 예부터 겨우내 먹을 김치를 담는 김장은 집안 큰 행사이자 전통 문화로 이어지고 있다.

발효 식품인 김치는 각종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해 ▲면역력 증진과 바이러스 억제 ▲항산화 효과 ▲변비와 장염, 대장암 예방 ▲콜레스테롤과 동맥경화 예방 ▲다이어트 효과 ▲항암 효과를 갖고 있다.

■ 김장은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문화

김장은 한반도 전역에서 한다. 겨울이 긴 한반도의 특수성에 기인하는 음식 담그는 문화다.

김장의 기원은 알 수 없으나 문헌상으로 보면 고려시대의 이규보(1168~1241년)가 쓴 '동국이상국집'에 '무를 장에 담그거나 소금에 절인다'는 내용이 처음 언급돼 있다.

지금과 같이 김치를 초겨울에 담는 기록은 조선 말기인 19세기 문헌들에서 본격 등장한다.

초기 김치 담그는 방식은 고춧가루와 젓갈을 이용하는 지금의 방식과 달리 소금, 누룩, 술, 장류 등을 이용해 절이는 염지(鹽漬·음식을 소금에 절이는 과정), 즉 염장 방식을 주로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신라와 고려시대에 생강, 후추 등의 향신료를 활용하면서 '침채(沈菜·야채를 소금물에 담금)'로 발달했다. 침채는 이후 음운 변화를 겪으면서 ‘딤채’에서 '킴채'를 거쳐 ‘김치’가 됐다. 한 김치냉장고 생산 기업은 '딤채'를 브랜드로 사용 중이다.

또 예전에는 김치를 ‘지’라고도 불렀다. 묵은 김치인 '묵은지'가 그 잔재다.

조선 초기부터 각 지역의 특산물에 따라 지방 향토성 있는 김치가 등장했고 16세기 임진왜란을 전후해 고추가 한반도에 들어오면서 고춧가루를 사용한 김치가 등장했다.

조선 숙종 때 농업과 일상 생활을 기록한 '산림경제'(홍만선)에 오이김치에 고춧가루를 사용했다는 최초의 기록이 있고, 김치에 젓갈을 사용한 것은 조선 순조 때 편찬한 부녀자의 생활 지침서인 '규합총서'(빙허각(憑虛閣) 이씨)의 섞박지에 젓갈을 넣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지금의 김치(절구형 배추김치)는 1850~1860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김창업이 사신으로 베이징을 다녀와서 남긴 일기인 '연행일기'에는 '그곳에 우리와 똑같은 김치가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후 주재료에 고춧가루와 젓갈 등 다양한 양념을 넣고 버무려 발효시키는 김치가 나왔다.

김장 문화는 지난 2017년 국가무형문화재 ‘김치 담그기’로 지정됐고,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으로 등재됐다.

김장철이면 가족이나 친족이 모여 김장을 하고 어려운 이웃에 김장김치를 나누어줌으로써 구성원 간 협력 증진, 사회적 나눔, 발효 등 김장문화 전승 등 다양한 목적을 갖고 있다는 점이 먹혔다. 특히 지역과 사회·경제적 차이를 넘어 한국인들에게 정체성과 소속감을 준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정부에서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인 ‘세계김치연구소’를 만들어 점차 사라지는 김치 담그는 방법 연구와 김장 전통을 보존하는데 힘쓰고 있다.

■지역별 주요 김치 특징과 종류

김치는 8도마다 담그는 방식과, 맛이 조금씩 다르다.

각 가정과 지역의 전통과 관습이 달라 김치 종류와 담는 방식, 재료가 다양하다. 200여 가지의 종류가 있다고 전해진다.

북한처럼 기온이 낮은 지역은 소금간을 강하지 않게 하고 양념을 적게 넣으며 주로 조기젓, 새우젓을 많이 쓴다. 남부 지방인 영호남 김치는 소금과 젓갈 사용을 많이 하여 짠맛이 강하다. 주로 멸치젓이나 갈치속젓 등을 써왔다.

이처럼 조리적 특징과 더불어 각 지역산 재료의 영향으로 서울·경기에서는 섞박지·보쌈김치·깍두기 등이, 강원에서는 더덕김치·해물김치 등이, 충청은 열무김치·통무소박이 등이, 경상도는 부추김치·콩잎김치 등이, 전라도는 고들빼기김치·갓김치 등이, 제주는 전복김치 등이 특산 김치로 자리하고 었다.

■남북한 깁치 비교

남한은 멸치액젓을 사용하는데 북한은 생멸치를 절구에 짓이겨서 양념과 같이 버무려 넣는다. 북한 김치는 대부분 통배추김치다. 또 깍두기는 남한보다 양념을 적게 넣고 크기도 1.5cm 정도로 작게 썰어 담근다.

평양의 동치미, 개성 보쌈김치, 양강도 등 북부 산간의 갓김치가 유명하다.

예전 남북정상회담 때 김정은 위원장이 "남한의 김치는 짜고 북한 김치는 물이 많다"고 말한 적이 있다.

남한은 배추를 소금에 절여 김치를 담고 북한은 추운 날씨에 잘 시지 않아 저장 어려움이 없어 고춧가루를 많이 넣지 않는다. 대신 국물을 넣는다. 배추가 잠길 정도로 물을 많이 붓는다고 한다.

북한에선 생활수준에 따라 김치의 맛이나 형태가 달라진다. 어려운 집들은 배추의 맨 바깥 겉잎을 제외한 겉잎까지 썰어 소금에 절여 시래기김치를 담근다. 생활이 넉넉한 가정은 손님용으로 불리는 통배추김치에 가자미나 생태를 넣는다. 서해 쪽에서는 조개도 넣는다고 한다

▶ 평안도 김치음식점에서 냉면을 시키면 나오는 백김치 때문에 평안도 김치는 남한에서 그중 많이 알려져 있다.

한 지역의 김치 중에서도 국물이 많은 편이다. 따라서 짜지 않고 심심하게 간을 한다.

배추와 무를 따로 담글 때도 있지만 두개를 함께 담그고, 젓갈은 반디젓(갈치새끼젓 ), 조기젓, 새우젓을 조금씩 넣어 간을 맞춘다. 고춧가루는 적게 넣는다.

김치를 담글때 넣는 국물은 쇠고기를 삶은 사골국을 식혀 기름을 걷고 붓는다. 함경도에서는 소금물을 넣는다.

국물이 시원하게 맛이 들며 냉면 국물로도 많이 쓴다. 냉면 동치미와 백김치가 유명하다. 백김치는 고춧가루를 적게 넣거나 소금으로만 간을 맞춰 담근다. 백김치 사이에 통무를 함께 넣어 깊은 맛을 더 낸다.

남한에서 김장철에 장독에 소금물을 넣은 뒤 무와 배추를 넣고 겨울 내내 꺼내 먹는 동치미와 비슷하다. 한겨울에 시원한 맛으로 먹는다. 겨울밤에 마당 한쪽 땅속에 묻은 김장독에서 꺼내온 동치미 한사발은 짭쪼롬하면서도 가슴이 시원해지는 '찡한 맛'이 일품이다.

대표적인 김치는 가지김치, 꿩김치, 백김치, 무청김치 등이다.

▶ 함경도 김치

북부 고산지대인 양강도와 함경도는 김치를 맵게는 하지만 소금을 많이 넣지 않아 짜지 않다. 고우, 마늘 등의 양념을 많이 넣어 자극적인 맛을 즐긴다. 김칫국은 넉넉하게 부어 익으면 맛이 깊고 신맛이 난다. 김칫국물은 잘 익혀 냉면이나 국수를 말아 먹는 것은 평안도와 비슷하다.

함경도는 생선이 흔한 동해안은 남한처럼 젓갈은 잘 안쓰고 가자미·생태·굴·오징어 등 기름기 없는 해산물을 많이 넣는다. 명품 맛인 가자미식해가 유명하다, 가자미와 명태로만 만든 '별미' 식해김치도 있다. 반면 산이 많은 서쪽은 다진 돼지고기와 천초, 분려 등의 향긋한 열매를 넣는다.

함경도보다 북쪽인 양강도에는 봄에 갓김치를, 여름엔 참나물김치, 늦여름엔 빨강무물김치를 담근다. 콩나물로 만든 콩나물김치도 사시사철 만들어 먹는다.대표 김치로는 콩나물김치, 쑥갓김치, 무청(시래기)김치, 함경도대구깍두기, 가자미식해, 산갓김치, 참나물김치, 무말랭이김치 등이 있다.

▶ 황해도 김치

서울과 경기도, 충청도와 같이 서해를 접하고 기후 차이도 별로 없어 남한 김치와 맛이 비슷하다.

차이점이라면 분디, 고수 등의 향신채를 사용한다. 분디는 호박김치에, 고수는 배추김치에 넣는다.

황해도 호박김치는 충청도와 비슷하다. 호박에 절인 배추를 큼직하게 썰어 놓고 소금으로 간을 맞춰 익힌다. 젓갈은 새우젓, 조기젓을 많이 쓰고 간은 중간 정도다.

■ 호박김치의 특징

같은 무김치라도 깍두기를 주로 담그는 북부지역과 달리 황해도는 동치미를 많이 담근다. 봄날 동치미 국물에 국수를 말아서 먹는맛이 그만이란다.

황해도에서도 백김치보다 보쌈김치가 유명하다. 호박김치와 고수김치, 감김치도 잘 알려져 있다.

▶ 자강도 강원도 김치양강도와 인접한 자강도는 양강도 일부와 평안도 일부를 떼서 만들어 김치도 대부분 양강도와 평안도식이다. 주로 배추김치이고, 갓김치가 유명하다.

갓김치는 양념 없이 소금물에 절여도 맛을 내기 때문에 어려운 가정에서 흔히 담가먹는다고 한다. 이 지역의 갓은 남한 갓처럼 잎과 줄기가 크지 않고 시금치 정도 크기다. 갓은 봄에도 자라고 늦가을에도 키워서 먹을 수 있고 자라는 시기도 짧고 재배도 쉽다. 겨울을 난 갓김치는 맛이 일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강도에는 무를 채 썬 채김치도 있다.

강원도에서도 함경남도와 마찬가지로 해물을 많이 넣은 김치가 많다. 깍두기에도, 배추김치에도 해물을 넣는다. 무채김치에도 기본으로 넣는다.

갓김치, 채김치, 오징어김치, 창남젓깍두기 등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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