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봉사' 경남 의령의 박위수 씨, 받기 힘들다는 'LG의인상' 수상
박 씨 "세상에 이런 일이···상금은 봉사에 기부"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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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19 13:47 | 최종 수정 2023.02.2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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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의령에서 '의령 봉사왕'으로 불려온 박위수(77) 씨가 LG의인상을 수상했다.
LG복지재단은 최근 의령군청을 찾아 지난 1997년부터 26년간 목욕·급식 봉사, 불우이웃 개인 후원, 지자체 장학금 기부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한 선행을 해온 박 어르신에게 의인상을 수여하고 상금을 전달했다.
LG의인상은 의로운 행동과 남다른 선행으로 사회정의 실현에 이바지한 시민들을 찾아내 포상하는 상으로 수상자의 선행은 사회의 귀감으로 널리 알려지고 있다.
의령군 화정면 유수마을에 사는 박 씨는 고령임에도 힘든 농사일을 하면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정기 후원을 하고 있다. 현재 후원 중인 사람은 11명, 단체는 2곳이다.
지난 1월에는 대봉감 농사로 감말랭이를 만들어 팔았다며 300만원을 의령군장학회에 기탁했다.
박 씨는 의령군 노인복지관 급식비 지원과 의령군 특색사업인 '나눔 냉장고'(기업과 개인의 후원으로 저소득층에게 식품 제공)에도 매달 일정 금액을 내놓고 있다.
박 씨는 국가가 주는 기초연금 등 50만원의 정기 수입도 모두 기부한다. 기부금이 모자라면 감 농사 수입에서 일부를 보탠다. 나갈 돈이 아무리 많아도 어려운 이웃을 돕는 통장의 돈부터 채워놓는다.
이번 의인상 수상에는 지난달 11일 의령군이 어르신의 봉사활동 인생을 조명한 언론 보도자료 제공이 발단이 됐다. 당시 '혼자만 잘살믄 무슨 재민겨'라는 제목으로 나간 보도자료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LG복지재단은 어르신의 봉사활동을 처음으로 인지했다고 밝혔다.
박 씨는"세상에 이런 일이 있구나"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좋은 일 더 하라고 이렇게 도와주는데 상금은 전적으로 봉사에 기부하겠다. 무엇이든 요청해라"고 말했다. 박 씨는 특히 저소득층 학생들에 대한 후원을 늘리겠다며 오태완 군수가 이사장으로 있는 의령군장학회의 도움을 받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박 씨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의령군에도 응원 전화가 쇄도했다. 기부 뜻을 밝힌 사람도 여럿 있었다.
오태완 의령군수는 "어르신의 삶은 그야말로 선한 영향력 그 자체"라며 "이제는 의령군이 좋은 복지 정책으로 어르신의 남은 인생을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