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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내 사진관] '나가야 즐거운 날'...홍매화-산수유 '꽃망울 찰나 모습'들

정창현 기자 승인 2023.03.11 20:46 | 최종 수정 2023.03.12 19:26 의견 0

보름 전부터 작은 꽃망울들이 나뭇가지를 비집고서 트더니, 불과 보름 새 남녘의 산야엔 '봄의 향연'이 힘차게 펼쳐집니다.

꽃망울이 막 터지고 있어 봄꽃의 운치를 제대로 느끼려면 다음 주말은 돼야 할 듯합니다. 흐드러진 축제장의 꽃보다 겨울 끝자락 골짜기에서 홀로 핀 꽃이 더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지금이 그 시기로 보입니다.

대지의 손바뀜이 바쁜 산야를 두루 돌아봤습니다.

■ 수목원 매화 정취

경남 진주시 이반성면 경남도수목원에 들렀습니다. 5일 전의 모습입니다.

아무렇게나 난 가지와 이들 가지에서 움을 터 제 얼굴을 내민 매화가 제대로 어울립니다. 위로 향해 있는 가지와 여기에 달린 꽃이 '소생의 계절'임을 실감케 합니다.

홍매화 봉오리들입니다. 봄기운에 화들짝 놀라 핀 듯 꽃이 외로워보이네요.

달리 찍어보니 늦겨울에 피는 동백꽃처럼 고고합니다. 아직은 아름답다기보단 긴 겨울 끝에 먼저 봄을 알렸다는 게 의미일지 싶습니다.

매화입니다. 꼬불꼬불 가지에서 핀 매화가 작은 분재 속의 한 폭 수묵화처럼 보이네요. 찍고 보니 구도가 잘 짜여 만족스런 작품으로 자평해봅니다.

나목을 앙상함을 돋보이게 찍었습니다.

잘 살펴보면 꿀벌이 보입니다. 나뭇가지와 때맞춰 핀 꽃, 꿀을 채집하려고 부지런히 날아든 꿀벌. 삼색 조화입니다.

나뭇가지 끝에 달려서 핀 떨기 꽃의 이미지로 다가옵니다. 오른쪽 여백을 살려보았습니다.

■ 과수원 매화 픙경

아래는 경남 진주시 진성면 월령저수지 아래 작은 언덕배기의 매화나무밭 정취입니다. 오늘(11일) 오전에 찍었습니다.

며칠 전 경남수목원의 매화보다 봉오리는 줄고 꽃잎을 열어젖힌 꽃이 많아졌습니다. 경남도수목원 매화와 달리 과수원 매화나무로 가지치기를 한 곳입니다. 사진 전체의 분위기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른 봄에 가지치기를 하는 것은 곁가지를 없애 뿌리에서 빨아올린 영양분을 낭비하지 않아 튼실한 꽃을 틔우기 때문입니다. 열매도 더 크게 자랍니다.

거무튀튀한 굵은 나뭇가지 몸체 위에 싸락눈이 내린 듯 매화꽃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부끄러움 없이 가슴을 앞다퉈 열어젖히는 매화들. 연푸른 줄기가 꽃봉오리를 많이 잉태해 놓았습니다.

활짝 핀 매화의 잎을 가까이서 찍었습니다.

피어나는 기세를 보니 일주일이면 일대가 흐드러지게 변할 듯합니다.

역시 꿀벌은 부지런합니다. 묵묵히 꿀을 빠는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줄기에서 튼 움과 그 위로 터져나온 꽃잎입니다. 꽃대와 꽃잎, 꽃술을 확대해보면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도 벌 한마리가 붙어앉았습니다.

아래는 평소 관리를 안 하는 매화밭 나무들입니다.

올해도 가지치기를 하지 않아 잔가지가 무성합니다.

잔가지가 많아 며칠 후 꽃들이 활짝 피면 볼만할 듯합니다.

여기 저기에서 연한 가지들이 여럿 나 있고 봉오리들도 많이 맺혔네요.

확대해 찍은 매화 꽃입니다. 한 가지에서 꽃이 몰려 피었습니다.

■ 길가에 홀로 핀 산수유

아래는 산수유 꽃입니다. 그제 경남 진성역~갈촌역 간의 '와구터널' 근처 길가의 언덕에서 찍었습니다.

바다에서 나오는 톳에다 노란 물을 들인 듯 작은 꽃잎들을 앙증맞게 틔웠습니다.

산수유는 멀리서 보면 노란 게 별천지처럼 보입니다. 봄을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지요. 가지에서 홀로 나와 눈에 돋보이는 꽃잎을 클로즈 업 했습니다.

지난해 열린 산수유 열매가 세월을 되돌리는 듯해 잠시 눈을 멈추게 합니다. 감나무의 까치밥은 까치가 먹어치우는데, 말라비틀어진 산수유 열매는 퇴색한채 매달렸습니다.

야생에서 자랄대로 자란 산수유 나무. 일주일 정도 지나면 노란 작은 꽃밭을 만들어 놓겠지요. 이상 정창현 기자

봄꽃의 개화 시기는 지역에 따라서, 나무에 따라서도 다릅니다.

높은 산이 적고 들판이 너른 전남 지역은 기온 차가 덜하고 봄기운이 조금 빠릅니다. 경남에서도 지리산 자락에 가까운 진주보다 평야 지역인 김해가 조금 먼저 개화합니다. 반대로 하루 밤낮 기온차가 큰 진주의 과일 등 농산물이 김해 것보다 더 맛이 있습니다.

매화가 먼저 피는지, 산수유가 일찍 나오는지도 종잡지 못할만큼 헷갈리지요.

봄꽃 축제도 비슷하게 열리네요. 전남의 경우 광양매화축제(3월 10일 시작)와 구례 산수유축제(3월 11일 시작)는 같은 기간에 열립니다.

봄이 완연합니다. 봄은 나가서 즐겨야 합니다.

방안이나 실내에서 창문 너머 꽃을 보면 우울증에 걸리기 쉽습니다. 만화방창(萬化方暢), 화려한 봄날이 곧 다가옵니다. 나가서 즐기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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