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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엽수림 많은 곳이 침엽수림보다 산불 확산 속도 느려 피해 덜해"

지리산 산불 피해 민간조사단 발표
“인위적 간섭 줄이면 안전한 숲 조성”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4.05 03:51 의견 0

활엽수림이 많은 지역이 산불 확산 속도가 느린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발생한 대형 산불 중 경남 하동의 산불 강도가 경남 합천군 용주면 월평리 산불보다 낮았다.

지리산국립공원 화개 대성골 산불 피해 민간조사단은 4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월 하동 지리산국립공원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지역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단에는 부산대·순천대 교수,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등이 참여했다.

산림청 산불 진화대원들이 하동군 옥종면 위태리 산불 진압하고 있다. 산림청 제공

경남 합천군 용주면 월평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확산되고 있다. 산림청 제공

조사 결과 하동의 산불 피해 면적은 정부 발표(91㏊)보다 30ha나 많은 121㏊로 조사됐다. 최근 20년간(2003~2022년) 전체 국립공원 내 산불 피해 면적이 총 111.8㏊라는 점과 비교하면 역대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산불이다.

하지만 대형 산불 지역에서 산불 피해지역을 강조하기 위해 고안된 ‘정규산불지수(NBR)’로 산불 강도를 분석한 결과, 지리산 화개 지역 산불의 강도는 같은 시기 발생한 합천 산불에 비해 높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동 산불 피해지 중 산불 강도가 ‘매우 높음’ 지역은 없었고 ‘높음’ 지역은 전체 피해 면적의 3%에 불과했다. 반면 합천 산불에서는 ‘매우 높음’ 지역이 전체의 12%, ‘높음’ 지역까지 포함하면 전체의 21%로 하동 산불 대비 7배 높았다.

민간조사단은 지리산 화개 지역의 산불 강도가 낮았던 이유로 소나무림이 쇠퇴하고 낙엽활엽수림으로 발달하는 과정의 숲으로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민간조사단은 “인간의 간섭이 최소화될 때 산불에 강한 숲이 만들어진다”며 “다른 지역 또한 인위적 간섭을 줄이는 것이 가속화되는 기후위기 상황에서 산불에 안전한 숲이 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인간 간섭이란 인위적으로 침엽수림 등을 심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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