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현 산림청장이 15일 정부대전청사에서 ‘대형산불 방지를 위한 임도 확충 전략’을 발표하고 산불진화임도 확충한다고 밝혔다.
산림청이 산불방지임도 확충에 나선 것은 지난해와 올해 대형산불을 겪으면서 산불진화에는 임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실제 산불이 났을 때 임도가 있는 경우에는 진화인력과 장비가 현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조기 진화할 수 있었던 반면, 임도가 없는 지역은 인력 진입이 어려워 그만큼 산불 진화도 더딜 수밖에 없었다.
임도가 있는 산불 사례를 보면 지난 8일 경남 합천에서 발생한 산불은 초기 강한 바람이 불어 급속히 확산됐으나 야간에 임도로 인력이 들어가 밤샘 진화작업을 벌인 결과 일몰 시 10%에 불과하던 진화율을 다음날 오전 5시에는 92%까지 끌어올려 조기 진화할 수 있었다.
임도가 없는 사례는 지난 11일 경남 하동 지리산 국립공원 자락에서 발생한 산불로 임도가 없어 인력 접근이 매우 어려웠고, 밤이 깊어지면서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어 오후 10시 30분 진화인력이 모두 철수해 다음 날 아침까지 산불이 타들어 가는 것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에 산림청은 올해 공유림과 사유림에 처음으로 산불진화임도를 지원(국비 70%)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332km에 불과한 산불진화임도를 매년 500km 이상씩 늘려 오는 2027년까지 3207km를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산불진화를 목적으로 설치되는 산불진화임도는 그동안 국유림에만 332km가 설치됐고, 공유림과 사유림은 올해 처음으로 일부 지역에 설치된다. 산불진화임도는 일반임도(도로폭 3m)보다 도로폭(3.5m 이상)이 넓게 설치된다.
산림청은 지난해 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숲에 산불이 났을 때 2020년에 설치된 산불진화임도 덕분에 200~500년 된 금강소나무 8만 5천여 그루를 지킬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 산림 629만ha에 설치된 임도는 지난해 말 기준 총 연장거리 2만 4929km에 이르지만, 임도밀도를 보면 3.97m/ha로 산림선진국인 독일(54m/ha)의 1/14, 일본(23.5m/ha)의 1/6 수준에 불과하다.
이 중 국유림 임도밀도가 4.98m/ha, 공유림과 사유림 임도밀도는 3.6m/ha로, 전체 산림의 74%를 차지하는 공·사유림의 임도는 매우 부족하다. 또 임도설치에 여러 제약이 따르는 국립공원 지역의 임도밀도는 0.16m/ha로 더 열악하다.
임도는 산림경영을 위해 산림 안에 설치하는 도로이지만 최근에는 산불진화, 산사태 예방, 산림병해충 방제 등 재난 대응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휴양, 레포츠를 즐기는 공간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산불을 공중과 지상에서 입체적으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산불을 끄기 위한 인력이 진입할 수 있는 산불진화임도 확충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관계부처 협의로 임도예산을 대폭 확충하고 임도시설이 취약한 국립공원 등에도 적극적으로 임도를 개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