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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 물만 95%라는데…왜 몸에 좋을까?

정창현 기자 승인 2023.04.22 16:17 | 최종 수정 2023.04.24 02:32 의견 0

오이는 생으로 입에 베어 물면 깊은 청량감을 느낀다. 땀을 많이 흘렸을 때는 탁월하게 갈증을 해소 시킨다. 물이 약 95%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흔해서인지 큰 관심을 갖지 않는 편이다. 오이는 우리의 몸에 어떤 좋은 영양분을 보충할까?

노지밭에서 자라고 있는 오이. 정창현 기자

오이는 영양학적으로 꽤 뛰어난 채소다.

뼈의 상태에 큰 영향을 주는 칼슘 흡수를 돕는 비타민K가 함유돼 있다. 부족하면 골(뼈) 손실을 일으킨다. 참고로 K는 '혈액 응고'를 뜻하는 독일어 Koagulation에서 유래됐다.

따라서 혈액응고 인자로 작용한다. 부족하면 지혈에 어려움을 겪울 수 있다. 반대로 많이 먹으면 혈전(血栓·피가 굳어진 덩어리)을 일으킬 수도 있다.

오이에는 비타민K가 100g당 약 34㎕가 함유돼 있다. 따라서 250g짜리 오이 한 개만 먹어도 하루 권장량(약 80㎕)을 충족시킨다.

오이는 또 혈압을 낮춰준다. 하루 두 번씩 1주일간 오이주스를 마신 60세 이상 고혈압 환자의 혈압이 낮아졌다는 의학 연구도 있다.

또 혈당지수(GI)가 15에 불과한 저혈당 식품이다. 평소 GI가 낮은 식단을 짜면 인슐린 저항성을 낮아져 당뇨병 위험이 줄어든다.

또 오이는 이뇨작용을 도와 붇는 부종을 완화하는 데 효과가 있다.

수분과 섬유소가 많아 입 냄새도 줄여준다. 입 냄새는 침의 분비가 줄어들어 입안이 건조해지기 때문이다. 오이 속의 크로로필 성분이 입안 나쁜 박테리아가 증식을 막아준다. 섬유소는 변비 해소를 돕는다.

오이는 무쳐서 먹거나 장아찌로 먹는다. 오이소박이는 별미로 특별히 맛있고, 식초를 넣은 여름철 오이냉국은 시원함이 그만이다. 오이로 녹즙을 내먹어도 좋다. 오이마사지는 피부 관리에 많이 활용된다.

등산을 갈 때 꼭 배낭에 넣어야 하는 게 오이와 캐러멜이다. 오이는 산을 타면서 오는 갈증에, 단 캐러멜은 기력(힘)이 빠졌을 때 곧바로 효과를 볼 수 있다.

노지오이는 6월 중순이 돼야 열매를 맺기 시작한다. 처음 맺힌 것은 따주어 오이 넝쿨이 빨리 자라게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두께가 일정하고 길쭉한 것이 좋은 상품이다.

■ 오이와 물외의 여담

경상 등 여러 지방에서 오이를 물외라고 말한다. '물외'는 사투리로 단 '참외'와 구별해 쓴다. 예전 길가 언덕이나 밭에 지천으로 있어 지나다가 여름철 갈증이 생기면 따 먹었다. 여름방학 때 '소 풀 먹이러' 갈 때 오이를 몇 개 따 가서 소류지(작은 못)에 던져 놓고 놀이를 하며 멱 감던 때도 있었다.

물외와 오이는 다르다는 다소 이색적인 주장도 있다.

옛날 마을 주변의 밭이나 밭의 언덕에 아무렇게나 자라던 것이 물외고 요즘처럼 하우스 재배를 하는 것은 오이란 말이다. 물외는 구부러지고 작아 볼품 없는 것이 많았고, 요즘 것은 일률적으로 크고 늘씬하다. 물외는 '농촌'이고 오이는 '도시'라고 대별한다.

하긴 옛적의 물외는 줄기가 땅을 기면서 자라 퇴비 냄새, 즉 농촌 냄새가 나고 요즘 오이는 하우스에 플라스틱이나 쇠막대기로 세워서 길러 땅을 모르고 자란다.

하지만 예전에도 대나무나 나무막대를 꽂아 길렀다. 줄기가 이를 휘감고 올라가면서 물외는 크거나 작게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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