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메뉴

폭염에, 장마에 오이 73%, 상추 63% 껑충…밥상물가 비상

정창현 기자 승인 2022.08.04 14:04 | 최종 수정 2022.08.04 17:50 의견 0

최근 무더위와 장마로 인한 잦은 비로 농산물 작황이 나빠지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전기·가스·수도 요금 인상 등으로 국내 소비자물가가 올해 6월에 이어 7월에도 6% 넘게 오른 상태에서 물가에 기름을 부어가는 상황이다. 6%대 이상 물가 상승은 오는 10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물가 오름세가 전방위로 확산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2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농산물 가격은 1년 전보다 8.5% 올랐다.

최근 출하를 시작한 경남 남해의 노지대파. 대파 평균가는 올해 4월 1kg 한단에 상품 1147원, 중품 941원이었지만 7월 들어 상품 2156원, 중품 1807원으로 두배가 올랐다. 남해군 제공

오이는 73%로 1년 새 가장 많이 뛰었고 배추(72.7%) 상추(63.1%) 파(48.5%) 등도 40% 넘게 상승했다.

무더위가 이어진 데다 비까지 잦아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축산물과 수산물도 각각 6.5%, 3.5% 올랐다.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15.7% 올라 2010년 1월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중 전기와 도시가스 요금은 지난달 1일 동시에 인상돼 전년보다 각각 18.2%, 18.3% 올랐다.

코로나19으로 일시 감면된 지역 상수도 요금도 다시 올랐다. 석유류는 1년 전보다 35.1% 오르며 5개월째 30%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다만 세계적으로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제 원유 가격이 하락해 6월(39.6%)보다는 오름 폭이 줄었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 조사대상 품목 458개 가운데 1년 전보다 가격이 오른 품목은 383개로 84%에 달한다. 지난해 7월에는 전년보다 가격이 오른 품목이 68%인 311개였다.

물가는 10월까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국회에서 “물가는 대외 요인의 추가적인 돌발 변수가 없는 한 9, 10월이 정점이 되지 않을까 예측한다”고 말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추석을 기점으로 농식품 물가는 하락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원재료 값이 오르면서 식품 가격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1일부터 편의점 판매 스팸 클래식(200g)을 4480원에서 4780원으로 6.7% 올렸다. 지난 3월에는 대형마트 판매가를 올렸었다.

동원F&B도 리챔 오리지널(200g)의 편의점 가격을 6200원으로 6.9% 올렸다.

롯데제과는 이달부터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햄, 소시지 등 육가공품 4종 가격을 인상했다. 롯데비엔나(260g+260g) 값은 기존 7980원에서 12.5% 오른 8980원이 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료 고기 가격이 지난해보다 45%, 유지류와 조미료 등 부재료는 30~70%씩 올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면서 "제품가를 인상해도 손실이 불가피한 수준"이라고 했다.

패스트푸드 가격도 올랐다.

맘스터치는 4일부터 메뉴 50종의 가격을 올렸다.

버거킹은 지난달 29일 46종 제품 가격을 평균 4.5% 인상해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올렸다. 맥도날드도 가격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다.

여름철 대표 간식인 아이스크림 가격도 올랐다.

빙그레는 이달부터 붕어싸만코 3종과 빵또아 3종 소매점 판매가를 기존 1000원에서 20% 오른 1200원으로 올렸다. 지난 3월 투게더(9%)와 메로나(25%) 판매가를 인상한 데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다.

빙그레의 자회사인 해태아이스크림도 이달부터 모나카샌드 6종 가격을 1200원으로 20% 올렸다.

라면 제조사들도 원자재 비용 상승에 따른 가격인상을 고려 중이다.

라면 제조사 관계자는 “1년간 오른 각종 비용 상승폭이 과거 10년간 상승폭보다 크다”며 “대표적인 서민식품인 만큼 하반기 가격 인상 계획은 없지만 부담이 막대하다”고 토로했다.

저작권자 ⓒ 더경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