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의 원활한 사회 진출과 주거안정 지원을 위한 '청년 전·월세자금 보증' 이용자가 30여만 명에 자금만도 17조 8천억 원에 달하는데도 법적 근거 부재로 임대인의 전세사기에 따른 피해자 파악조차 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강민국 의원실(경남 진주시을)이 한국주택금융공사에 자료를 요청해 받은 '청년 전월세자금 보증 내역'을 보면, 이 보증 상품이 시작된 2019~2022년 4월까지 보증이 나간 건수는 총 30만 5539건에 보증액은 무려 17조 7141억원에 달했다 .
연도별로 보면 ▲2019년 1만 3711건(6712억 원) ▲2020년 5만 8671건(2조 9480억원) ▲2021년 9만 9050건(5조 8643억) ▲2022년 10만 6158 건(6조 5900억 원)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도 4개월 동안 2만 7949건(1조 6406억원)이나 됐다 .
올해 4월말 현재 보증 잔액은 10조 194억원(16만 1805건)이다.
상품 내역은 청년전세자금보증이 29만 7336건(전체의 97.3%, 17조 2071억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대환자금보증 7408건(2.4%, 5023억 원), 청년월세자금보증 795건(0.3%, 46 억원) 순이었다.
취급 기관은 카카오뱅크가 17만 3541건(전체의 56.8%, 10조 1085억 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다음으로 국민은행 4만 3546건(14.3%, 2조 4774억 원), 신한은행 3만 5558건(11.6%, 2조 561억 원) 순이었다.
대상 연령대인 만 19세~만 34세 연령별 보증 내역을 보면 만 27세가 3만 1481건(10.3%, 1조 8364억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만 19세가 3321 건(1.1%, 1925 억원)으로 가장 적었다.
이 제도를 이용한 남성은 16만 2838건(53.3%, 9조 5492억 원)이며, 여성은 14만 2701건 (46.7%, 8조 1649 억원)으로 남녀의 비중 차이는 크지 않았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8만 9163건(29.2%, 5조 5171억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경기 7만 4473건(24.4%, 4조 4334억 원), 부산 2만 5475건(8.3%, 1조 3744억 원), 인천 1만 5819건(5.2%, 9737억 원) 등의 순이었다.
전체 보증 10건 중 6건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문제는 30만 건이 넘는 보증 중에서 전세사기를 입거나 위험성에 노출된 보증건이 얼마인지를 알기 힘들다는 것이다 .
실제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제출한 이 제도 이용고객의 전세사기 피해 현황을 보면 최근 전세사기(빌라왕+건축왕) 피해자는 19명(24억 1000만 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19명은 지난해 빌라왕 전세사기로 11건에 17억 5천만 원, 올해는 건축왕 전세사기로 8건에 6억 6천만 원의 피해를 입었다.
전세사기 피해자는 청년 전·월세자금 보증 상품의 하나인 '대환자금 보증' 상품을 이용한 이용자에 국한돼 있다. 왜냐하면 ‘청년전세자금보증’과 ‘청년월세자금보증’에서의 전세 사기 피해는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청년전세자금보증과 청년월세자금보증에서의 전세사기 피해를 파악할 수 없는 데는 현행 ' 한국주택금융공사법 시행령'에 따라 전세자금 보증만을 이용할 경우 보증신청인(임차인)이 아닌 제3자(임대인) 정보(이름, 주민번호, 주소)를 수집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관련 정보 수집이 불가해 전세사기 피해자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다.
강민국 의원은 “대환자금보증 상품 판매 (누적) 규모가 전체 '청년 전·월세자금 보증' 판매의 2.4% 수준임을 감안하면 나머지 ‘청년전세자금 보증’과 ‘청년월세자금보증’에서의 전세사기 피해는 분명히 상당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청년전·월세자금 보증' 등 주택금융공사의 전세보증 상품을 이용하는 국민들의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고, 피해자 현황 등을 신속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주택금융공사의 전세자금 보증 심사 때 임대인(전세사기 가해자) 정보를 취급할 수 있도록 전세보증 임대인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 취급 근거 마련을 위한 '한국 주택금융공사법 시행령 ' 개정이 필요하다”며 금융위와 한국주택금융공사에 근거 마련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