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시는 지난 2일 진주시 충무공동 LH 대강당에서 문화재청, 경남도, 진주시가 공동주최 하고 가호서원 논어학교가 주관한 ‘제2회 정민섭 음악제, 경계를 허물다’를 개최했다.
‘제2회 정민섭 음악제, 경계를 허물다’는 문화재청 공모사업인 향교서원 문화재 활용사업으로 열렸으며, 사전 예약을 통해 무료로 진행됐다.
정민섭 선생의 딸 여진 씨가 공연을 하고 있다. 애니메이션(애니)송의 대가로 불린다.
관람석 모습. 관람객들은 진주가 낳은 불세출의 작곡가 정민섭 선생의 곡들을 들으며 공연 내내 감회에 젖었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정민섭 음악제는 임진왜란 의병장 정문부 선생의 후손이자 진주 출신 작곡가인 정민섭 선생의 음악을 알리고, 그의 음악을 매개로 선조들의 정신을 배우고 계승하려는 취지의 행사다.
공연은 방송인 주영훈 씨가 사회를 맡았으며 태진아, 정여진(정민섭의 딸), TULA(정민섭의 아들), 나오미, 김정, Gena, 두왑사운즈, T-SESSION이 정민섭 선생의 작품인 대중가요와 만화주제가 등을 부르며 세대 간의 벽을 허무는 무대를 선보였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각종 음악방송과 드라마를 통해 정민섭 작곡가의 음악이 꾸준히 재조명되고 있다”며 “정민섭의 음악과 의병장 정문부 선생, 가호서원뿐 아니라 우리 지역의 문화자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향교서원 문화재 활용사업은 향교서원 문화재와 연관된 유적·유물이나 내재된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창조해 지속가능한 역사문화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 2014년부터 문화재청 공모사업을 통해 시행되고 있다.
가호서원 논어학교는 올해로 9년째 공모에 선정돼 다양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추가사진
정민섭 선생의 딸 여진 씨
가수 나오미 씨
가수 태진아 씨. 이상 진주시 제공
■작곡가 정민섭(1940~1987년)
한국학중앙연구원(디지털진주문화대전) 홈페이지 캡처
해주 정 씨로 시조는 고려 20대왕 신종(1197~1204년) 전법정랑을 지낸 정숙(鄭肅)이다.
정숙의 후손 정중부(1106~1179년)는 고려 17대왕 인종 때 문신들의 무신 무시에 반발해 무력혁명을 일으켜 19대왕 명종 때 문하시중(門下侍中·중서문하성의 최고 정무 관리로 종1품)으로 8년간(1170~1179년) 정권을 잡았다. 후손으로는 고려 말 정용낭장(精勇郎將)을 지낸 정윤규가 있다.
조선에 와서는 세종 때 정충경은 형조판서(현 법무부 장관)를 역임하고 손자는 문종의 부마로 형조판서에 올랐으나 수양대군(세조)의 일파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정민섭 작곡가의 조부(할아버지) 정태석 선생은 조선의 마지막 진사(進士)로 진주여고와 진주고 설립에 큰 역할을 했고 선행으로 적선비 6개가 설립돼 있다. 이 가운데 하나는 진주성내 비석군으로 옮겨져 보관돼 있다.
정민섭 작곡가는 진양호가 만들어지면서 대부분 수몰된 진주시 귀곡동(貴谷洞·행정동인 판문동의 법정동 이름)에서 1940년 태어났다.
전국적인 명문으로 이름을 날리던 진주사범학교 병설중 3학년 때 밴드부에 들어가 음악에 심취했고, 진주사범학교 2학년 때 문교부 주최 경연대회에서 '관악5중주'로 특별상을 받았다.
진주사범학교 졸업 후 당시로서는 최고의 직업이던 교사직에 종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단호히 버리고 음악을 하기 위해 1961년 경희대 음악학과를 입학해 졸업한다.
대학을 졸업한 뒤 음악 활동에 나서 무려 900여곡의 대중가요와 400여편의 영화음악을 남겼다. 특출한 사람이 요절한다던가? 그는 47세(1940∼1987년)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
참고로 남해 창선면에서 태어나 진주고를 졸업한 섹소폰의 대가이자 작사·작곡가인 이봉조 선생(1931~1987년)과 비견된다. 56세에 사망했다.
정민섭 선생은 1966년 ‘뜨거워서 싫어요’로 가요대상을 받았고 ‘곡예사의 첫 사랑’이 국제가요제에서 입상했다.
그가 작곡한 유명한 곡이 많다.
'억울하면 출세하라', '아니 벌써', '목석같은 사나이', '육군 김일병', '여자가 더 좋아', '무교동 이야기', '고향 아줌마' 등을 작곡했다.
가수 김상희의 '대머리 총각', 김상진 '이정표 없는 거리', 김인순 '여고 졸업반', 차중락의 '낙엽따라 가 버린 사랑' 등은 요즘도 흥얼거리는 가요로 잘 알려져 있다.
또 어린이들에게 잘 알려진 '태권 동자 마루치', '미래 소년 코란', '개구리 왕눈이', '빨간 머리 앤', '호호 아줌마', '요술 공주 밍키' 등의 주제곡을 작곡했다. 이들 동요는 중년들이 어린 시절에 한 번은 불렀을 정도로 너무 유명해 지금까지 기억되고 불리고 있다.
부인 양미란 여사가 부른 '당신의 뜻이라면'도 잔잔하고 고은 선율로 감동을 준다.
정민섭 선생의 딸 여진 씨는 서울예술대학 실용음악과를 졸업하고 유명한 '에니메이션(애니)송'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 아들 재윤 씨도 C.M(Commercial song)송의 대가로 작곡도 하고 노래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