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시는 가을비가 촉촉이 내리는 지난 19일 밤, 이반성면 용암리에 있는 충의사내 가호서원에서 ‘제3회 정민섭 음악제’를 열었다.

음악회 부제는 그의 노래 가사처럼 '곡예사처럼 살다가 이정표 없는 거리로 떠난 작곡가 정민섭'이었다.

음악제는 국가유산청, 경남도, 진주시가 공동주최 하고, 가호서원 논어학교가 주관했다. ‘향교·서원 국가유산 활용사업’으로 진행됐다.

가을비가 촉촉히 내리는 가운데 열린 정민섭음악제 공연 모습

임진왜란 때 의병장 정문부 장군의 후손이자 진주 출신인 작곡가 정민섭 선생의 음악을 알리고, 그의 음악을 매개로 선조들의 정신을 배우고 계승하려는 취지로 마련됐다.

향교·서원 국가유산 활용사업은 향교·서원과 연관된 유적·유물과 이야기 등 내재된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창조해 지속가능한 역사문화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사업이다.

가호서원 논어학교는 올해로 10년째 공모에 선정돼 특색 있는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음악제는 권은경 서경방송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정여진(정민섭의 딸), 정재윤(정민섭의 아들), 나오미(정민섭의 며느리), 하지하, 정현(제니스), 정유나, 오지민, 포크듀엣(궁시렁)이 출연해 정민섭 선생의 작품인 대중가요와 만화주제가 등 다양한 장르로 선보이며, 세대 간 벽을 허무는 감동적인 무대를 선사했다.

정민섭 음악제를 준비한 관계자들

정민섭 음악제에 참가자들이 우의를 입고 공연을 즐기고 있다. 이상 진주시

작곡가 정민섭 선생은 1966년 ‘뜨거워서 싫어요’로 가요대상을 받았고 ‘곡예사의 첫 사랑’으로 국제가요제에서 입상했다.

그가 작곡한 주옥 같은 곡은 수없이 많다.

'억울하면 출세하라', '아니 벌써', '목석같은 사나이', '육군 김일병', '여자가 더 좋아', '무교동 이야기', '고향 아줌마' 등을 작곡했다.

또 가수 김상희의 '대머리 총각', 김상진 '이정표 없는 거리', 김인순 '여고 졸업반', 차중락의 '낙엽따라 가 버린 사랑' 등은 요즘도 잘 알려져 있다.

또 '태권 동자 마루치', '미래 소년 코란', '개구리 왕눈이', '빨간 머리 앤', '호호 아줌마', '요술 공주 밍키' 등의 주제곡을 작곡했다.

이들 동요는 지금의 중년들이 어릴 때 한 번은 불렀을 정도로 지금까지 기억되고, 불리고 있다.

진주시 관계자는 “정민섭 작곡가는 문화예술의 도시인 진주를 대표하는 유명한 음악인 중의 한 분이며, 지금까지도 각종 음악방송과 드라마 등을 통해 꾸준히 재조명되고 있다”며 “이번 행사가 정민섭 선생의 음악과 충의공 정문부 장군, 가호서원 뿐 아니라 진주시의 다양한 문화유산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