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중(44)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20세 이하) 축구 대표팀이 4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은 12일(한국 시각)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우니코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경기장에서 열린 2023 U-20 월드컵 3위 결정전에서 이번 대회 돌풍의 팀인 이스라엘에 1대 3으로 졌다. 실력차가 확실히 났다.
전반 19분 이스라엘의 란 빈야민에게 선제골을 내준 한국은 곧바로 전반 24분 이승원이 동점골을 만들었으나 후반 막판 두 골을 내리 허용했다.
한국이 U-20 월드컵에서 4위를 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1983년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도 3위 결정전에서 폴란드에 1대 2로 패했다.
한국은 이날 이영준을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놓고 배준호와 이지한이 측면 공격수로 뒤를 받쳤다.
이승원과 강상윤, 이찬욱이 미드필드에 섰고 왼쪽부터 배서준, 김지수, 최석현, 박창우가 포백 수비진을 구성했다. 김준홍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이탈리아와 4강전을 비교하면 이지한과 이찬욱, 배서준, 박창우 등 4명이 바뀌었다. 이스라엘도 지난 우루과이와 4강전 멤버에서 5명이 바꿨다.
김은중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수비를 두껍게 쌓고 빠른 역습을 노리는 전략을 썼지만 이날은 전체적으로 라인을 올리고 적극 공격에 나섰다.
이스라엘도 초반부터 템포를 올려 활발한 공격을 펼쳤다. 전반 7분 이스라엘 함자 시블리의 왼발 슈팅을 김준홍 골키퍼가 막아냈다.
이스라엘이 전반 19분 선취골을 뽑아냈다. 시블리의 크로스를 란 빈야민이 시저스킥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이스라엘이 이번 대회 전반에 터뜨린 첫 득점이었다.
한국은 선제골을 내준 지 5분 만에 곧바로 페널티킥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역습 상황에서 배준호가 이승원의 크로스를 슈팅하려는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가 배준호를 뒤에서 밀어 넘어뜨렸다. 주심이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키커로 나선 이승원이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이승원은 이번 대회서 7개의 공격 포인트(3골 4도움)을 기록하며 2019년 폴란드 대회서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이강인의 공격 포인트(6개, 2골 4도움)를 넘어섰다.
1-1로 팽팽한 경기가 이어지던 후반 15분에 김 감독은 큰 변화를 시도했다.
최전방 공격수 이영준을 빼고 측면 공격수 김용학을 투입했다. 그러면서 배준호가 ‘가짜 9번’ 역할로 최전방에 섰고 강성진이 왼쪽 측면을 맡았다. 개인기가 좋은 세 명의 공격수를 동시에 투입해 창의적인 공격으로 이스라엘 수비진을 노리겠다는 계산이었다.
색다른 공격 조합을 시도한 한국은 그러나 후반 중반 실점 위기를 맞는 등 의도처럼 맞아떨어지지 않았다.
후반 25분 이스라엘의 함자 쉬블리가 시도한 오른발 슈팅을 골키퍼 김준홍이 쳐내자 골문 앞에 있던 오메르 세니오르가 이 공을 차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이 내려져 골로 인정되지는 않았다.
이스라엘에게 흐름을 내준 한국은 후반 31분 오메르 세니오르, 후반 40분 아난 칼라일리에게 잇따라 실점하고 말았다. 한국은 남은 시간 동안 만회골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체력의 한계와 실력차를 절감해야 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일본, 우즈베키스탄을 꺾으며 ‘아시아 킬러’ 명성을 얻었다.
'골짜기 세대'란 말을 들으면 관심을 받지 못했던 대표팀은 ‘4강 신화’를 일궜다.
한국은 1승 2무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이후 에콰도르와 16강전(3-2 승), 나이지리아와 8강전(1-0 승)을 승리하며 두 대회 연속 4강에 진출했다. 이탈리아와의 4강전에서 1-2로 석패했다. 이스라엘과 끝까지 접전을 벌였으나 아쉽게 패하며 대회를 마쳤다.
대표팀은 14일 오후(한국 시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