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7일 경남엔 호우경보가 내려져있습니다. 특히 부산기상청은 경남 남부인 남해, 하동, 사천 등에 집중호우를 예보해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어제(15일) 중부 지방에 폭우가 쏟아져 경북과 충북에서 40명에 가까운 사람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정창현 기자가 진주 남강댐을 중심으로 긴급 집중호우 현장 취재에 나섰습니다. 남강댐은 지난 12일 수문을 열고 방류를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취재 중엔 비가 멎었지만 장마 날씨에 폭우와 폭염이 하루에 두세 번 바뀌어 긴장의 끈을 놓으면 큰일납니다. 요즘 여름철 폭우는 사람의 생명줄을 순식간에 앗아가는 무서운 폭우로 변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취재를 마치고 운전대를 잡은 순간 폭우가 억수같이 쏟아졌습니다.
기상청은 16일 경남 전역에 호우경보를 내렸는데 취재에 나서는 시간대엔 전혀 비가 올 것 같지 않은 파란 하늘을 보입니다.
한국수자원공사 남강댐지사는 지난달 29일 오전 10시를 기해 수문을 열고 남강 본류 쪽으로 초당 100t을 방류했고, 지난 12일부터는 방류량을 초당 600t(남강 본류쪽 300t, 가화천쪽 300t)으로 늘렸다가 15일 밤 10시부터는 남강댐 제수문을 열고 가화천 방향으로 초당 1000t의 물을 방류하고 있습니다.
댐 방류는 지속되는 호우특보(경보 및 주의보)와 함께 남강댐 상류에 내릴 장맛비에 대비한 선제 조처입니다. 남강댐은 홍수기 제한 수위(홍수 조절 용량 확보를 위해 설정된 수위)가 해발 41m인데 지난달 29일 오후 8시 수위는 40.8m를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25~29일 당시 남강댐 상류에는 211㎜의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참고로 댐의 홍수주의보는 최대 홍수량의 50%까지 수위가 높아질 때, 홍수경보는 최대 홍수량의 70%까지 수위가 높아질 때 발령합니다.
다만 16일 취재 전과 취재 중엔 폭우가 쏟아지지 않아 전반적으로 긴박감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15일 발생한 청주 오송지하차도 침수와 지난해 포항 아파트단지 침수처럼 빗물은 쓰나미처럼 순식간에 닥칩니다. 정말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순식간입니다.
예기치 않게 변을 당한 분들도 설마했겠지요. "그 순간, 뛰쳐나올 수 있어"라고 생각하지만 물살 속도는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은 최근 대형 참사에서 여실히 증명하고 있습니다.
폭우, 폭염 등 자연 재해에는 장사가 없습니다. 참사를 피하려면 무조건 작은 것도 먼저 준비하는 '유비무환 정신'입니다.
이야기의 팩트(사실) 유무를 떠나 네덜란드의 한 꼬마가 심부름을 갖다 오다가 저수지 둑의 작은 구멍에서 물이 새 나오자 두 주먹으로 구멍을 막고서 사람들이 나타나기를 기다려 둑 붕괴를 막았다는 동화가 있습니다. 작은 관찰이 마을을 구했다는 이야기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