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때 지하공간 대피 요령'···집중폭우 때는 차 아깝다 생각 말고 무조건 피해야
호우주의보엔 가능한 한 지하차도 다니지 말아야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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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16 15:49 | 최종 수정 2023.07.2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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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북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 참사(7명 사망)에 이어, 올해 또다시 충북 청주 지하차도에서 16일 오후 현재까지 9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참사를 피하려면 무조건 사고 우려 현장을 피하고 난 뒤, 그 다음 행동을 생각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지하공간? "그냥 무섭다"
지하차도와 지하주차장에서 폭우로 목숨을 잃는 사고가 여름철마다 반복되면서 지하공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하철 등에 대한 새로운 '지하구조물 공포증'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정 모(63) 씨는 16일 "해마다 발생하는 지하 참사를 접하는 요즘 형제, 친구들과 가장 먼저 끄내는 말이 '지하 공간 대처' 이야기"라며 "이번 청주 물난리를 보면서 지하 차도가 정말 무서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인들에게 폭우가 내리는 날 서울 서부간선 지하도로와 같은 길이가 긴 터널은 가급적 들어가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온라인 누리꾼들도 "앞으로 호우주의보 발효되면 지하차도에는 절대 안 들어가려고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네티즌들은 지난해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하주차장 7명 사망 사고도 소환했다.
당시 9월 태풍 '힌남노'로 인해 폭우가 쏟아지자 포항 인덕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인근 하천(냉천) 물이 넘어 들어와 주민 7명이 숨졌다. 이들은 빗물이 넘쳐드니 지하주차장 차량을 이동하라는 관리사무실 안내방송에 차를 옮기려고 들어갔다가 순식간에 들어찬 물에 변을 당했다.
지난 2020년 7월에도 부산 동구 초량 제1지하차도가 폭우로 침수되면서 시민 3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예방 매뉴얼
행정안전부는 침수가 시작된 지하차도는 절대 진입하지 말고, 이미 진입한 경우 차량을 두고 신속히 밖으로 대피하라고 안내한다.
이에 따르면 차량이 침수되기 시작하면 타이어가 3분의 2 이상 잠기기 전에 차량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차량이 침수된 상황에서 외부 수압으로 문이 열리지 않을 때는 좌석 목받침 하단 철제봉을 이용해 유리창을 깨고 대피해야 한다. 이마저 불가능하면 차량 안팎 수위 차이가 30㎝ 이하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차량 문이 열리는 순간 탈출해야 한다.
▶당국 대응 지적
네티즌들은 이번 청주 사고를 두고 당국이 차량 통제와 제방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미호강 홍수를 관리하는 금강홍수통제소는 사고가 나기 훨씬 전인 이날 오전 4시 10분쯤 공유 문자로 미호천교에 ‘홍수경보’를 발령하고, 오전 6시 31분에는 청주시 흥덕구에 전화로 “주민대피와 교통통제 등이 필요하다”고 알렸다. 하지만 청주시는 흥덕구의 요청을 받고 주민 대피 등 조처를 했으나 이 도로는 충북도청에서 관리하는 곳이어서 시청 소관이 아닌 것으로 봤다.
빗물 차단과 승객 대피 등 침수 사고에 대비한 안전관리 매뉴얼이 있는지, 제대로 된 상황 훈련은 하는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