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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속담 순례] '7~8월 제비가 논 가운데 앉으면 풍년 든다'(9)

정창현 기자 승인 2023.08.24 11:50 | 최종 수정 2023.08.27 15:28 의견 0

농어업을 중시하는 더경남뉴스가 농업과 어업과 관련한 속담(俗談)을 찾아 그 속담에 얽힌 다양한 의미를 알아봅니다. 속담은 민간에 전해지는 짧은 말로 그 속엔 풍자와 비판, 교훈 등을 지니고 있지요. 어떤 생활의 지혜가 담겼는지를 살펴봅니다. 편집자 주

농촌의 한 가정집 처마 밑의 제비집. 강남 갔던 돌아와 제비가 집을 짓고 키운 새끼들이 혼자 세상에 나올 정도로 다 컸다. 정창현 기자

제비는 해충을 잡아먹는 익조(益鳥·도움이 되는 새)로 제비가 논에 날아들어 해충을 많이 잡아 먹어야 농사가 잘 된다는 뜻입니다.

흥부와 놀부 이야기의 매개체인 제비는 철새로, 봄이면 강남(동남아) 갔던 제비가 한반도로 날아오지요. 초등학생 때 배운 것입니다.

제비가 예년보다 더 일찍 오면 그해 풍년이 든답니다. 봄 기온이 높아지고 보리와 벼가 잘 자란다는 의미이지요.

벼는 모내기를 한 이후부터 갖은 해충의 공격을 받습니다. 도열병, 줄무늬잎마름병(문고병)이 발생하고 먹노린재, 멸구류, 멸강나방, 혹명나방, 벼물바구미 등의 다양한 해충도 나타나 벼를 괴롭힙니다. 따라서 수확 때까지 몇 번의 방제를 해야 온전히 나락을 수확할 수 있지요.

이처럼 제비는 천적 역할을 하며 벼의 자람을 돕습니다. 특히 벼가 이삭을 만들고, 이어 이삭이 펴는 시기인 7~8월에 해충의 공격을 받으면 치명적이지요. 제비가 벼논을 자주 찾으면 그만큼 벌레, 즉 해충이 줄어들어 벼가 건강하게 자라겠지요.

나락이 익으면 찾아와 먹어대 소출을 줄이는 참새완 다릅니다.

이삭을 잉태하는 시기를 수잉기(穗孕期)라고 하는데 출수하기 약 보름 전부터 출수 직전까지를 이릅니다. 지엽(枝葉·벼 줄기 끝마디에서 마지막으로 나온 잎)의 엽초(葉鞘·칼집 모양의 잎자루가 줄기를 싸고 있는 것)가 어린 이삭을 밴 채 보호하는 때입니다.

이삭 펴는 시기는 출수기(出穗期)입니다. 벼의 이삭 목마디 사이가 자라 지엽의 잎집에서 이삭이 펴는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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