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생태계를 파괴하는 대상으로 취급을 받고 있는 ‘푸른 꽃게’(블루크랩·학명 Portunuspelagicus)가 국내로 수입될 전망이다.

수산물 수입업계 따르면 인천의 한 꽃게 수입업체 이강희 대표는 이탈리아 꽃게를 수입하기 위해 이탈리아 상공회의소에 현지 파트너를 추천해 달라고 의뢰했다.

SBS 뉴스 캡처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외국 꽃게의 수입 절차는 복잡하지 않다. 현재 수입 식품은 정밀·현장·서류 검사 등 3번의 검사를 받고, 적합 판정을 받으면 들여온다.

이탈리아에서 들여오려는 푸른 꽃게도 식약처 기준으로 수입이 가능한 품종이어서 이 검사를 통과하면 국내 소비자들에게 꽃게를 판매할 수 있다.

수입 승인이 나면 푸른 꽃게는 냉동 상태로 수입돼 주로 간장게장 제조용으로 국내에서 유통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우리는 5∼6년 전부터 그리스 등지에서 해당 품종을 수입하고 있다"며 "컨테이너 도착에 한 달 반 정도 걸린다. 올해 안에 국내 소비자가 이탈리아 꽃게를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한 업체는 "10월 말부터 이 푸른 꽃게를 들여와 판매할 수 있다"며 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

북미 대서양 연안에 주로 서식하는 푸른 꽃게는 몇 년 전부터 지중해로 유입되면서 최근에는 몇 달간 이탈리아 동북부 해안의 조개 양식장들에 큰 피해를 입혀 퇴치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탈리아 농업·식량주권부는 푸른 꽃게 퇴치를 위해 290만 유로(약 42억 원)의 예산을 배정해 포획하고 폐기하는 사람들에게 포상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에서는 “우리가 가서 푸른 꽃게를 먹어 치우고 포상금도 받자”는 의견이 나왔고, 이 대표가 이를 추진하고 있다.

이탈리아에 앞서 튀니지에서도 어패류를 잡아먹는 푸른 꽃게가 크게 늘어 고심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7년부터 튀니지 이 꽃게를 수입하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163t을 수입했다. 지난해 전체 꽃게 수입량(1만 2867t) 가운데 양은 얼마 되지 않지만 중국(1만 2472t)에이어 두 번째로 많다.

이강희 대표는 “이탈리아 푸른 꽃게의 등을 보면 지금 많이 수입되는 튀니지나 바레인 꽃게보다 훨씬 더 국내산에 가깝다. 대신 껍데기 두께가 국산이나 튀니지 게보다 두껍다. 딱딱한 식감이 있을 것”이라며 “양념게장으로 쓰기는 부적합하지만 간장게장용으로 충분히 소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탈리아의 비싼 인건비, 현지 냉동 시스템 구축, 운송비를 고려하면 푸른 꽃게 수입이 수익으로 이어질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