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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층 베란다에 거꾸로 매달린 20대 여성, 비번 소방관이 난간 타고서 구했다

천진영 기자 승인 2023.09.18 21:38 | 최종 수정 2023.09.18 21:48 의견 0

아파트 16층 베란다에 거꾸로 매달려 있던 여성을 비번으로 집에서 쉬고 있던 소방공무원이 발견해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다.

18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아침 6시 50분쯤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의 한 아파트 16층 베란다에 20대 여성 A 씨가 거꾸로 매달려 몸 절반가량을 내놓고 있었다.

남기엽 소방위. 전북소방본부 제공

비번일로 집에서 쉬고 있던 전북소방본부 남기엽 소방위는 소란스러운 소리에 밖을 내다봤다가 같은 아파트 16층에 A 씨가 피를 흘리며 매달려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집 안쪽 누군가는 A 씨가 떨어지지 않도록 그의 다리를 꽉 붙잡고 버티고 있는 듯 보였다.

남 소방위는 곧바로 그 집으로 가서 초인종을 눌렀지만 응답이 없었고 아랫집으로 뛰어 내려갔다. 그는 아랫집에 상황을 설명한 뒤 15층 베란다 난간을 올라 타고 16층으로 올라가 매달려 있던 A 씨를 집 안으로 밀어 넣었다.

남 소방위는 "거꾸로 매달린 상태로 오래도록 있기 힘들기 때문에 무조건 빠르게 여성을 구조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다시 생각하면 15층 아파트 베란다 난간에서 16층으로 올라간 상황이 아찔하긴 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그래도 소중한 목숨을 구할 수 있어 참 다행"이라고 밝혔다.

남 소방위는 지난 2008년 1월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돼 15년간 긴박한 현장에서 화재를 진압하거나 인명을 구조해왔다.

그는 2021년 전북 순창소방서에서 근무할 때 퇴근길에 전주 완산 칠봉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목격하고 119에 신고한 뒤 소방관과 함께 불을 진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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