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이동관 방통위원장 사의 수용…민주당의 국회 탄핵에 허 찔러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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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1 13:03 | 최종 수정 2023.12.0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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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1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의 사의 표명을 수용해 면직안을 재가했다.이로써 이 위원장의 국회 탄핵안은 자동 폐기됐다.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이익을 노린 탄핵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했지만 청와대가 선수를 쳤다는 분석이다. 이 방통위원장이 탄핵되면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최대 6개월이 걸려 '식물 방통위'가 된다. 즉, 공석이 아니라 새 위원장을 임명할 수 없는 상황이 돼, 최소한의 기능 정지는 막을 수 있게 됐다.
앞서 이 위원장은 이날 국회 탄핵안 처리를 앞두고 윤 대통령에게 자진 사퇴의 뜻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전날 저녁 최근 주요 업무에서 차질이 생긴 데다 탄핵안 통과 시 수개월간 직무 정지로 방통위의 마비 상태가 올 것을 우려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윤 대통령에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민주당은 줄곧 ‘이동관 자진 사퇴’와 ‘이동관 탄핵’을 주장하다 이 위원장이 사표를 내자 곧바로 입장을 바꿔 "이 위원장의 사표를 수리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이 위원장이 자진 사의를 표명하자 "탄핵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수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 이 위원장 탄핵소추안을 보고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방통위를 식물화시켜 모든 행정 행위를 마비시키려는 정치적인 결정이란 분석이다.
민주당의 탄핵소추안이 표결되기 전에 사표가 수리되면 이 전략을 사용할 수 없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사의표명’에도 민주당이 ‘탄핵해야 한다’며 반발하는 것은 이동관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이런 정치적 셈법 때문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앞서 168석 과반 이상을 차지한 민주당은 이날 열리는 본회의에서 이 위원장의 탄핵안 표결을 밀어붙일 계획이었다.
민주당은 이번 탄핵안을 정치적 계산만 따진 채 무리하게 3번이나 제출했지만, 번번이 수 싸움에서 밀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정부·여당 입장에서는 명분 없는 탄핵이라고 판단해 후폭풍 걱정 없이 이런 전략을 쓸 수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