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50억 클럽’ 권순일 전 대법관 압수수색...이재명 무죄 의혹도 수사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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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1 20:23 | 최종 수정 2024.03.21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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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김용식)는 21일 권순일 전 대법관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사전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사건을 송치 받은 지 6개월여 만으로, '김만배 50억 클럽' 인사 중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박영수 전 특별검사에 이어 세번째 수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법원 무죄' 거래 의혹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권 전 대법관은 그동안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많은 의혹을 받아왔다. 대법관으로 재임하던 2020년 7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위반 재판이 2심에서 유죄로 선고됐으나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판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다.
당시 재판을 전후해 대장동 사건 핵심인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 씨가 대법원의 권 전 대법관 사무실을 8차례 찾아갔다는 대법원 청사 출입 기록이 공개되기도 했다.
대법원의 이 판결로 이 대표는 경기지사직을 유지할 수 있었고 이어 대선 후보로 출마할 수 있는 결정적 기회를 준 것으로 분석됐다.
또 권 전 대법관은 이 대표의 무죄 취지 판결이 나온 두 달 후인 2020년 9월 퇴임한 뒤 김만배 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 고문으로 취업했다. 여기에서 매월 1350만 원씩, 총 1억 5000만 원을 급여로 받았다.
당시 권 전 대법관은 변호사로 등록하지 않아 변호사법 위반 의혹도 제기됐었다.
한 시민단체는 이와 관련, 권 전 대법관을 변호사법 위반, 뇌물 수수, 공직자윤리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권 전 대법관은 2022년 대한변호사협회에 변호사 등록을 하고 서울 서초동에 개인 사무실을 열었다. 대한변협은 권 전 대법관에게 두 차례에 걸쳐 자진 철회를 공개 요구했으나 자진 철회하지 않아 그해 12월 변협 심사위원회를 통과해 변호사로 등록했다.
문재인 정부 때 검찰은 2021년 11월, 12월 권 전 대법관을 두 차례 소환 조사해놓고 이후 수사를 하지 않았다.
권 전 대법관은 지난해 7월 대법원에서 심리 중인 기업 사건을 수임하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한 달여 만에 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