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메뉴

[음식 레시피와 건강] 봄철 입맛 돋우는 특식 '쑥버무리'

천진영 기자 승인 2024.05.05 19:38 | 최종 수정 2024.05.05 19:42 의견 0

오늘이 양력으로 5월 초순 절기인 입하(立夏)입니다.

사시사철 계절이 바뀌는 우리나라는 절기에 따라 음식을 달리해 먹는 편입니다. 이를 24절기에 빚대 절식(節食)이라고 합니다. 이른바 계절에 맞춰 나오는 식재료를 이용해 해먹는 음식이지요.

야생초 등 때에 맞게 양기(陽氣)를 머금고 나오는 것들이라서 몸에도 좋습니다.

쑥을 이용한 '쑥버무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양지바른 곳에선 3월 중하순부터 나오지만 여름의 문턱이라는 입하인 지금도 세지 않은 쑥잎을 캘 수 있습니다. 간식거리가 많지 않던 옛날 농촌 지역에서는 별미로 먹었지요. 입맛을 돋우는 주전부리입니다.

쑥버무리는 쌀가루, 밀가루, 보릿가루 등과 잘 버무려 시루 등에 담은 뒤 쪄서 먹는 음식입니다. '쑥을 버무린다'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이를 찌면 한데 엉겨 푸석한 모양이 되지요. 또한 쑥으로 떡을 해 먹는 것은 '쑥설기'라고 합니다.

전라·제주에선 '쑥범벅'이라고 합니다. 쑥과 범벅을 합친 말입니다.

참고로 '범벅'이란 '곡식 가루를 된풀처럼 쑨 음식'을 뜻하는데 늙은 호박, 콩, 팥 등을 삶은 다음 곡식가루를 넣어 쑵니다. 또한 범벅이란 '여러 가지가 섞인 것'을 말합니다.

쑥은 우리의 건국신화에서 등장할 정도로 한반도 전역에서 널리 자라고 있고, 이용 역사도 오래돼 그 활용도가 넓습니다.

향이 독특해 어린순은 떡에 넣어 쪄서 먹거나 된장국에 넣어 먹습니다.

경남 함양군 함양읍 연꽃노인요양원 어르신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쑥버무리를 만드는 모습

완성된 쑥버무리. 이상 함양군 함양읍 연꽃노인요양원

다음은 쑥버무리 레시피(요리법)입니다.

순서는 먼저 캔 쑥을 씻어 채반에 건져 물기를 뺍니다→이어 멥쌀을 10시간 정도 불린 뒤 소금을 넣고 곱게 빻습니다→쑥에 멥쌀가루를 넣지요→멥쌀가루에는 설탕과 소금을 넣고 고루 반죽을 합니다→찜기에 젖은 면보를 깔고 이어 솥에다 안쳐 15분 정도 센불로 찝니다→김이 오르면 뚜껑을 덮고 20~30분간 더 찝니다→불을 끄고 잠시 뜸을 들인 뒤 채반에 담아 식힌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먹습니다.

쑥은 영양학적으로 꽤 좋은 음식입니다.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 좋고, 피를 맑게 해주고 몸을 따뜻하게 해줍니다. 비타민 A와 C가 풍부해 환절기 몸에 항체 능력을 키워줍니다.

쑥버무리 재료인 쑥은 지금도 들에 나가 연한 잎을 따도 되지만 여의치 않으면 전통시장 좌판 상인들이 이른 봄에 쑥을 캐 말려서 파는 곳도 많습니다.

양력으로 6월인 '5월 단오' 무렵에도 쑥버무리나 쑥떡을 가루에 버무려 시루에 쪄 먹었다고 합니다. 보리 수확 전 보리고개를 넘기 전까지 좋은 주전부리였겠지요. 건강식이기도 하고요. 3~4월에 캐서 말려 사용했겠지요.

어린잎 말고 약재로 쓰는 것은 5월 단오 즈음에 채취해 말린 것이 가장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말린 쑥은 뜸을 뜨는 데 이용하고, 여름철 불을 피워 모기를 쫓는 데도 활용합니다.

한편 쑥은 자생력이 강해 척박한 환경에서도 봄이 되면 쑥쑥 잘 자랍니다. 그래서 쑥으로 이름을 붙였겠다는 생각입니다. 재해 등으로 초토화 된 땅을 '쑥대밭'으로 비유하는데 쑥에서 연유했습니다. 밭은 한 두 해 가꾸지 않고 묵히면 번식력이 강한 쑥이 무성하게 자라 식물을 경작을 할 수 없을 지경이 되고 맙니다.

저작권자 ⓒ 더경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