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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유레카!]부처님오신날 아기부처에 물을 붓는 '관불의식'이란?

정기홍 기자 승인 2024.05.15 17:00 | 최종 수정 2024.05.20 12:00 의견 0

해마다 부처님오신날(옛 초파일)이면 눈여겨 보이는 모습이 작은 아기부처 머리 위에 작은 바가지(포주박)로 물을 부어 축이는 장면이다.

불교 신도가 아니면 왜 저렇게 하는 지 알 길이 없다. 아기부처를 선택한 것은 사바세상과 달리 때 묻지 않은 순수함 때문으로 짐작된다. 성탄절 등에서 아기예수를 내세우는 것과 비슷하다.

아기부처의 온 몸에 물을 축이는 것을 '관불의식'이며, 부처님오신날의 대표적인 의식 가운데 하나다.

탄생불인 아기부처를 불단에 모셔놓고 그 불상에 정수(깨끗한 물)를 부으면서 부처님이 이땅에 오신 큰 뜻을 기린다.

도문스님이 향탕수를 아기부처에 붓고 있다. 서울 조계사

관불의식은 부처가 탄생할 때 용왕이 공중에서 향수를 솟게 해 부처의 몸을 세욕했다는 데서 유래한다.

불교계에선 이 의식이 부처의 성도지인 인도 사르나트 녹야원의 유물 조각에서 탄생불의 머리에 용왕이 향수를 붓는 모습이 표현돼 있다는 점을 들어 이렇게 짐작하고 있다.

관불의식은 먼저 부처가 태어난 룸비니동산의 꽃밭을 상징하는 꽃바구니로 불단을 단장한 뒤 불단 중앙에 탄생불을 안치한다. 이어 욕불게를 독송(소리 내 읽음)하면서 작은 표주박으로 감로차(요즘은 보통 물임)를 떠서 부처님의 정수리에 붓는다.

먼저 사찰의 제일 큰 스님이 관불을 시작하고 이어서 법회에 참여한 사부대중이 부처의 정수리에 감로차를 부으면서 공덕을 쌓는다.

불교 경전에서는 '감로차를 부처의 정수리에 부어 부처를 목욕시키는 것은 그 공덕이 한량없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옛날엔 관불에 쓰인 감로차를 집으로 가져가서 마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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