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3월 실시된 제20대 대통령 선거 기간에 자신이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양자이며,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선 역할을 했다고 주장한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가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최종 확정받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지난 4월 2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허 대표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허 대표는 2022년 대선에 출마한 뒤 TV 연설에서 “나는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양자이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선 정책보좌역이었다”고 말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었다. 허 대표는 이 주장이 허위가 아니라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1‧2심에 이어 대법원까지 유죄를 인정했다.

20대 대통령선거 때 MBC의 중소 정당 후보 토론회 모습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 사건 판결 이후에도 여전히 허위 사실을 사회공동체에 유포하거나 장차 이루어지는 선거에서 유권자들에게 공표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에서, 일반 사회 구성원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국가의 정책과 목적을 실현해야 할 정치의 영역에서 피고인을 배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 범죄로 집행유예를 받으면 형 확정 때부터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이에 따라 허 대표는 2034년 4월까지 선거에 나올 수 없다.

허 대표는 이전에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2007년 9월 17대 대선 후보로 나서 “대통령이 되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결혼하기로 했고, 조지 부시 대통령 취임 만찬에도 한국 대표로 참석했다”고 말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았다.

이 건으로 2008년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이 확정돼 10년간 선거에 나오지 못하다가 피선거권을 회복한 2020년 다시 선거에 나왔다.

한편 허 대표는 자신이 운영하는 종교시설 ‘하늘궁’에서 신도들을 추행했다는 혐의로도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김도형 경기북부경찰청장은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서 허 대표 사건과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식품위생법 위반, 성추행 등 고소‧고발 사건이 많고 관계자도 많다”며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은 금전 거래 내역 등 조사가 필요해 시간이 걸리고, 성추행 부분을 먼저 속도감 있게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 대표 측은 “성추행 당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면담 과정에서 당사자의 동의를 얻고 영적 에너지를 준 것”이라고 반박했다.

더경남뉴스 정창현 기자 gaia008@naver.com 정창현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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