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9월 중 올해 9월이 가장 무더웠던 것으로 수치상 확인됐다.
기상관측망이 지난 1973년 전국에 확충된 이후 ▲월 평균기온 ▲폭염 일수 ▲열대야 일수가 가장 높고 많았다. 강수량도 평년보다 54.6% 더 많았고 전국 곳곳에서 9월 일강수량 극값을 경신했다. 경남 창원시에서는 하루에 397.7mm의 극한 폭우가 내렸다.
기상청이 지난 8일 발표한 ‘2024년 9월 기후분석 결과’에 따르면 9월 전국 평균기온은 24.7도로 평년(20.5도)보다 4.2도 높았다. 종전 최고는 지난해 22.6도였다.
9월의 기록적인 더위는 지난 7월 하순부터 한반도 상공을 뒤덮은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9월 중순까지 세력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특히 두 고기압이 버티면서 올해는 태풍이 한반도에 접근하지 못했다.
또 대기 하층에서는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남쪽에서 수증기가 지속 유입되면서 습도가 높아져 열대야도 기승을 부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 주요 기상관측지점 66곳 중 46곳에서 9월 하루 최고기온 극값 1위를 경신했다. 극값 1위란 역대 최고기온 1위를 뜻한다.
주요 지역 극값 1위 기온을 보면 경남 밀양시 37.4도, 전북 정읍시 37.3도, 충남 보령군 37.1도, 충남 금산군 36.5도, 대전 36.0도, 경북 안동시 36.0도, 광주 35.8도 등이다.
폭염특보(하루 최고기온이 33도 이상) 일수도 증가했다.
전국 평균 폭염특보 일수는 6.0일(평년 0.2일)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전남 완도군은 13일로 가장 많았고 대전 11일, 대구 8일, 부산 7일, 서울 6일 등이었다.
특히 서울과 충남 서산시, 인천 강화군, 경기 이천시, 충남 보은군 등 7곳에서는 1973년 기상 관측 이후 첫 9월 폭염이 발생했다.
9월의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도 4.3일(평년 0.1일)로 종전 최고기록인 1992년 0.9일을 제쳤다.
제주에서 19일로 가장 많았고 부산 15일, 인천 10일, 서울 9일, 대전 6일 등 순이었다.
강원 춘천시, 경기 양평군, 충남 금산군 등 4개 지점에서는 첫 9월 열대야가 발생했다.
9월 전국 평균 강수량은 241.0mm로 평년(155.1mm)보다 85.9mm 더 많았다.
특히 9월 20~21일에는 남부를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졌다.
북태평양고기압이 남쪽으로 물러나자 북쪽의 찬 대륙고기압이 일시 확장하면서 정체전선이 형성됐고, 남쪽에서 열대저압부가 접근해 많은 수증기를 불어넣었기 때문이다.
2일간 경남 창원시에는무려 529.4mm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어 부산 403.4mm, 경남 거제시 381.2mm, 전남 장흥군 357.6mm, 경남 진주시 307.4mm 등에 300mm 이상의 엄청난 비가 내렸다.
특히 경남 창원시(397.7mm), 부산 중구(378.5mm), 경남 거제시(348.2mm), 충남 서산시(221.8mm) 등에서는 9월 일 강수량 극값을 경신했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이례적으로 여름철 더위가 9월 중순까지 이어졌는데 길었던 더위가 물러나자마자 기록적인 호우로 인해 곳곳에서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