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에서 활동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발(發)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 명 씨 사건의 '키맨'인 김영선 전 의원(경남 의창구)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 씨가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 출석한다.
그는 명 씨의 그동안 주장을 반박하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겠다고 예고해왔다. 앞서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감사원 등에 대한 국감에서 '여론 조작'이 의심되는 명 씨와 강 씨의 통화 내역이 공개돼 논란 증폭되고 있다.
강 씨가 이날 국감장에서 언급할 내용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등 여론조사 조작 의혹 ▲경남 제2창원국가산업단지 지정에 명 씨의 관여 의혹 ▲지역 여론조사 업체 '미래한국연구소'의 소유주 실체 ▲국민의힘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에 1억 2천만 원의 여론조사비 충당 의혹 등 크게 4가지로 요약된다. 이 말고도 경남 지역 정치권 인사 등과의 관련 의혹도 이미 돌고 있는 상태다.
▶윤석열 대선후보 당 경선 여론조사 등 조작-보정 여부
명 씨가 2021년 11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윤석열 당시 전 검찰총장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여론조사를 조작했다는 의혹이다. 제22대 대선은 3월 9일 치러졌다.
앞서 강 씨가 공개한 통화 녹취에는 명 씨가 미래한국연구소에 근무하던 강 씨에게 특정 연령대의 응답자 수를 부풀리도록 지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명 씨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이 지시는 윤 대통령 당선을 위한 '조작' 차원이 아니라 일부 잘못 나온 수치를 '보정'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강씨 측은 "명 씨의 지시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 수치를 바꿨던 당사자로서 조작인지 보정인지는 본인이 잘 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강 씨는 언론에 공개된 녹취 외에도 "관련 증거가 더 있다"며 국감장에서의 폭로를 예고했다.
강 씨 측의 노영희 변호사는 지난 19일 유튜브에서 "(여론조사가) 조작이라는 증거를 강 씨가 가지고 있으니 월요일 국감을 꼭 봐야 한다"고 했다.
김 여사나 윤 대통령이 직접 연루된 증거가 나오면 후폭풍은 커질 전망이다.
▶제2창원국가산단 지정에 명 씨 개입 여부
명 씨가 제2창원국가산단 선정 결과를 사전에 입수한 경위도 의혹이다.
정부는 지난해 3월 15일 공식 발표했는데 명 씨는 하루 전 강 씨에게 전화해 관련 홍보물을 만들 것을 지시했다. 이는 명 씨가 이미 구체적인 산단 예정지를 알았다는 점에서 이권 개입 가능성도 의심되는 대목이다.
명 씨의 측근은 그보다 한참 전인 지난해 1월 SNS를 통해 산단 정보를 공유하고 다녔는데, 당시 공유된 입지가 최종 예정지와 같은 위치였다.
명 씨가 대통령 내외와의 인맥을 통해 정보를 미리 입수했거나 혹은 윤 대통령이 창원국가산단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 때부터 명 씨가 개입했을 가능성도 있다.
명 씨는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발표 하루 전날 김 전 의원이 '잘 될 것'이라며 귀띔해준 것"에 불과하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강 씨 측은 "명 씨의 개입으로 예정지가 변경됐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노 변호사는 "누군가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예정지를 바꾸는 일이 벌어진 것인지 확인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래한국연구소 실소유주는?
경남 지역의 여론조사 업체 '미래한국연구소'는 대선 기간에 윤 대통령을 위해 81차례나 불법 여론조사를 한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문제는 이 조사업체의 실소유주 논란이다.
명 씨는 수차례 "본인과 관련 없는 업체"라고 주장했지만 강 씨는 현 소장인 김 모 씨는 '바지사장'이며 명 씨가 실소유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강 씨는 이날 국감장에서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에 1억 2천만 원의 여론조사비 충당 의혹
명 씨는 2022년 2월 제8회 지방선거 출마를 앞두고 국민의힘 예비 후보들로부터 여론조사 비용을 충당했다는 내용의 녹취가 공개됐다. 그해 지방선거는 6월 1일 치러졌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의원실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명 씨는 2022년 2월 28일 당시 여론조사업체인 미래한국연구소의 직원이던 강 씨에게 전화를 걸어 "사전투표 할 거냐, 후보 누구 찍을 거냐, 정당 지지 그거 3개만 딱 물어보면 간단하다"며 여론조사 실시를 지시했다.
이어 "돈이 모자라면 A, B, C한테 받으면 된다. 추가금 받아서 남겨라"고 했다.
명 씨가 언급한 이들은 6월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경북·경남 지역 기초단체장과 시의원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이들로 확인됐다.
노 의원은 명 씨 측이 이들로부터 최소 1억 20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돈을 준 이들은 공천을 받지 못하자 국회의원 재·보궐선거(2022년 6월 1일)에서 당선된 국민의힘 김영선 의원실 회계책임자로 이직한 강 씨에게 여론조사 비용 환급을 요구했다.
이에 김 의원은 2022년 7월 A 씨와 B 씨에게 각각 3000만 원을 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2022년 국회의원 정기회계보고 심사 과정에서 이와 같은 자금 유출을 인지한 뒤 지난해 12월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창원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남도선관위 관계자는 "돈을 준 이들에 대해선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명 씨가 김 여사에게 2022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때 김 전 의원의 공천을 청탁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있다.
※ 더경남뉴스는 명태균 씨가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등 여러 정치적인 의혹에 관련된 것과 관련해 진위 여부를 떠나, 명 씨가 경남에서 태어나 창원 지역에서 학교를 다니고 창원을 중심으로 활동한 점을 중시해 관련 기사를 실시간으로 독자들께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