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지역 정치활동 명태균 파동] 창원지검, 윤석열-명태균 대화 수사 보고서 유출에 발끈…"수사 검토"
명태균 등 피고인들 변호사 의심···대부분 "아니다" 부인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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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10 18:38 | 최종 수정 2025.01.10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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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와 윤 대통령 부부가 나눈 대화 내용이 적힌 수사 보고서 일부가 언론에 공개된 것과 관련해 발끈하고 나섰다.
검찰은 유출 경로를 이 사건으로 기소된 피고인들의 변호인으로 의심하며 "범법 행위로 수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10일 창원지검과 인터넷 매체인 뉴스타파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해 9월 여론조사업체인 미래한국연구소 직원 강혜경(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 씨의 집을 압수수색해 압수한 PC의 하드디스크를 복원한 결과, 명 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 나눈 SNS 메시지 캡처 파일 280개를 복원했다.
이들의 대화 기간은 2021년 6월 26일부터 2023년 4월까지로 검찰은 이들의 대화 내용을 정리해 지난해 11월 107쪽 분량의 ‘수사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PC는 미래한국연구소에서 명 씨가 사용했던 것으로 명 씨가 강 씨에게 폐기처분 하라고 했지만 강 씨는 그대로 보관하고 있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이 최근 명 씨 등 사건 관련자들을 기소하면서 방어권 차원에서 피고인과 그 변호인들에게 이 수사 보고서 열람‧등사를 하도록 허용했다"며 "이는 이들의 권리이지만 소송 목적 외에는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형사소송법에 규정돼 있다"고 했다.
검찰은 이 수사 보고서의 유출자가 기소된 명 씨와 김 전 의원 등 피고인들(5명) 중의 변호인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이는 범법 행위로 이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수사 여부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명 씨 피고인 등 변호인 대부분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한편 2021년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기간 윤 대통령 부부는 텔레그램, 카카오톡을 통해 명 씨로부터 최소 4차례의 비공표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 파일을 받았다.
2021년 6월 말 명 씨는 대선후보 적합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 등 언론보도 자료를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했고, 김 여사는 감사를 표시했다. 김 여사는 이때 윤 대통령 연락처도 명 씨에게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해 7월 3일 명씨는 "내일 오후에 공표될 여론조사 자료입니다. 보안 유지 부탁드립니다"라며 보고서 파일을 김 여사에게 건넸고, 이에 김 여사는 "넵 충성!"이라고 답했다.
이어 같은 해 10월 21일 명 씨는 당시 대선 후보였던 윤 대통령과 텔레그램 대화도 나눈 것으로 나타났다.
명 씨는 윤 대통령에게 미래한국연구소 여론조사 보고서 파일을 보내며 "10월 21일 오늘 조사한 국민의힘 당내 경선 책임당원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비공표 여론조사라 보안 유지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그래요"라고 답했다.
명 씨는 윤 대통령에게 "이재명을 선택한 11%는 이중 당적자로 추정된다. 최소 6만 명 정도"라고 했고, 윤 대통령은 "이놈들이 홍(홍준표)으로 가는 거 아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명씨는 "네 맞습니다. 전두환 대통령 발언으로 대구·경북에서 보수 후보로서의 이미지를 각인시켜 경선에서는 긍정적 영향이 조금 더 있습니다"라고 말했고 "윤 후보는 'ㅇㅋ(알겠다)'"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국민 담화에서 "명태균 씨한테 무슨 여론조사를 해달라는 얘기를 한 적은 없다"며 "명 씨나 또는 우리 당의 정치인들이 여론조사 발표된 거라든지 또는 이건 내일 발표될 예정인데 그냥 알고만 계시라 이런 얘기들을 선거 때 수도 없이 받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