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시의 노력에도···120년 경남 밀양강 상하행 철도교량 '역사 속으로'
보존 논란 속 철도공사 등 강경 입장
“신설교량 안전성 등 이유 존치 불가”
내년 5월까지 철거공사 마무리 예정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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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7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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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년 전 밀양읍성 성돌(城돌·성을 쌓는 데 쓰는 돌)로 건설된 경부선 밀양강 철도교량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27일 국토교통부 국가철도공단과 밀양시에 따르면, 철도공단은 경부선 철도 밀양강 교량 철거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교량이 노후화 돼 심한 소음과 진동이 발생하고 유비 보수비도 증가해 고속열차 안전 운행을 담보하기 위해서다.
앞서 철도공단은 이 교량 바로 옆에 지난 2018년 4월 사업비 1458억 원을 들여 가곡동~내일동을 잇는 철도교량(656m) 건설에 들어가 지난 5월 준공했다.
이 교량은 한일 간에 의정서가 교환된 1904년에 건설됐다. 러일전쟁이 임박하자 대한제국은 국외중립을 선언했다. 하지만 일본군이 서울에 입성해 강압적으로 의정서 체결했다. 일제는 한반도의 토지를 군용지로 점령했고 철도부설권, 연안어업권을 강탈해5다.
이어 일제는 군수 물자를 원활하게 수송하기 의해 밀양강 철도교량(하행선)을 건설했다.
밀양강 철도교 하행선은 31개 교각이 있고, 한참 뒤인 1945년 건립된 상행선은 교각 29개로 구성돼 있다.
영남대로범시민복원추진위 등 관련 단체들은 "하행선은 1901년 제작된 서울 한강 제1철교 다음으로 제작연도가 빠르고, 밀양읍성의 돌로 교각을 건설해 문화재적 가치가 있다"며 보존을 요구했다.
더불어 먼저 철거 결정이 난 상행선도 6·25 전쟁 당시 전쟁물자를 실어 나른 호국철도이고 다른 철교들과 달리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역사적 가치가 충분하다며 보존을 요구했다.
하지만 교량 공사 시행주체인 국가철도공단 영남본부는 신설 철도교가 운행돼 신설 교량의 안전성 확보, 하천법 및 점용허가 등 관련법령을 준수 등을 위해 기존 철도교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국가하천 관리기관인 낙동강유역환경청도 하천기본계획 및 점용허가에 기존 철도교는 하천 유지관리를 위해 철거해야 한다며 의견을 같이했다.
밀양시는 철도교 보존을 위해 문화재로서의 가치 평가 분석 용역과 활용방안 연구 용역을 하고, 보존을 위해 철도공단과 지속 건의했으나 관철시키지 못했다.
이후 철도공단은 철거에 들어갔고 지난 25일 기준 하행선 교각 29기 중 24기를 철거했다. 상행선 교각 상판구조물 25개도 철거하는 등 내년 5월까지 철거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