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알고주알 어원이 흥미롭습니다. 미주알은 '창자의 끝 항문'을 뜻하는데, 미주알고주알은 '미주알'에 '고주알'을 합친 말입니다. 어문학계는 고주알이 미주알과 운을 맞추기 위해 덧붙인 말로 해석합니다. 창자 밑구멍의 끝인 미주알은 '눈으로 보기 어려워 숨은 사소한 일까지 속속들이 말하거나 캐묻는 것'을 뜻합니다. 더경남뉴스 기자들이 숨은 기삿거리를 찾아 '사랑방 이야기식'으로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늬들이(너희들이) 게맛을 알어?"
20여년 전인 2002년 배우 신구 씨의 롯데리아 크랩버거 광고 문구입니다. 이 대사는 지금도 전설적인 광고 대명사로 자리하며 많은 패러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늬들이 인생을 알어?"도 이 범주에 속합니다.
인생을, 인생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아는 때는 어느 나이 대일까요?
우문에 대한 정답이지만 시대에 따라 달라지겠지요.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철 드는' 시기가 늦어지는 경향은 있습니다.
SNS에 주고 받는, 믿거나 말거나 한 'UN이 발표한 새로운 연령 구분'엔 18~65세를 청년으로, 66~79세를 중년으로 구분을 해놓았더군요.
몇 년 전부턴 '100세 시대'라는 말이 일반화 된 상태라 '뻥(거짓말의 속된 말)'은 아니라고 해도 될 듯합니다.
경제 생활 수준이 나아지면서 신체의 영양 상태가 좋아지고 의술의 발달이 지속되는 덕분입니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유학자 공자의 논어 '위정편'에서는 나이 사십(40)을 세상사에 흔들리지 않는 '불혹(不惑)'이라 하고, 오십(50)은 하늘의 뜻을 알아 그에 순응하는 '지천명(知天命)'이라고 했습니다.
또 육십(60)을 귀가 순해져 모든 일을 객관적으로 듣고 판단할 수 있는 '이순(耳順)'이라고 합니다.
옛날엔 이순을 고려장(高麗葬)을 할 나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고려장이란 먹을 식량이 부족하던 옛날 부모님이 늙어 움직이지 못하면 인근 야산에 땅을 파고 움막을 짓고 3일치의 식량을 두고 왔다거나 밤 때 되면 삼시 세끼를 갖다드렸다고 하는 슬픈, 전설적인 말이지요.
이순이란 지금의 눈으로 보면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죽음을 준비해야 했던 나이입니다.
요샌 어디 그럽니까? 왕성하게 일할 나이대이지요.
며칠 전 66세인 미국 기업가 마크 큐반 NBA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가 "요즘 60대는 40대나 다름없다"며 자신의 건강 습관을 공개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는 3가지 건강 습관을 규칙적인 산책, 채식 식사, 비타민 복용을 꼽더군요.
이 사람의 건강 수칙이 꼭 다른 사람에게 맞다고 할 순 없지만 요즘 60대의 몸은 예전의 40대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습니다.
아니할 말이지만, 실제 60대 부모가 늙어보이지 않으니 요즘 30~40대는 경제 활동을 하지 않고 부모에게 얹혀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을 컹거루족이라고 합니다.
30~40대의 이기심이라고 해야겠지요. 신체와 정신이 가장 혈기 있고 왕성해 어느 나이대보다 대단한 능력을 발휘하고 실적을 낼 수 있는 나이입니다.
그러는 사이 60~70대 부모의 허리는 휘어지고 늙어갑니다.
오늘 글은 SNS에서 오가는 '인생 깨달음, 70세를 넘어서야 보이는 것들' 글을 소개합니다.
참고로 요즘엔 환갑잔치를 건너뛰고 칠순장치를 한다고 합니다.
칠십(70)은 알려진대로 '칠순(七旬)', '고희(古稀)'라고 합니다. 어렵게는 '종심(從心)'과 '희년(稀年)'이라고도 부릅니다.
고희란 말은 중국 당(唐)나라의 시성(詩聖) 두보(杜甫)의 '곡강시(曲江詩)'의 '인생 칠십 고래희'란 구절에서 유래한 명칭입니다.
옛날엔 일흔 살까지 산다는 것은 썩 드물어 축하 한다는 뜻에서 희수(稀壽)라고도 합니다.
■인생의 깨달음, 70세를 넘어서야 보이는 것들
1. 운칠기삼(運七技三)
인생은 운이 70%를 차지하고 의지가 30%를 차지한다고들 한다.
이를 부정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이가 들수록 이 말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중국 송나라의 도학자인 정이(程頥·1033~1107년)가 “어려서 성공하는 것은 불행”이라고 한 말처럼, 젊은 날의 성공이 오히려 자만과 방심을 낳기도 하며, 중년의 실패가 배움과 성장을 가져오기도 한다.
삶의 경로는 계획보다 우연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2. 끈기와 엉덩이의 힘
머리가 좋은 사람보다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이 성과를 낸다는 말이 있다.
이는 동창 모임에서도 종종 확인된다. 학창 시절 별로 주목받지 못했던 이들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으며 성취를 이뤄낸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재능보다 중요한 것은 끈기와 배짱이라는 깨달음은 늦게나마 인생을 돌아보며 얻은 값진 교훈이다.
3. 관계의 허망함
현직에 있을 때는 명함을 뿌리며 바쁘게 살지만, 퇴직 후 연락이 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인맥이라고 믿었던 관계들이 얼마나 허망한지 깨닫는 순간이 온다. 결국 남는 것은 가족, 오래된 몇몇 친구 그리고 사진뿐이다.
4. 결코 돌아오지 않는 다섯 가지
입 밖에 낸 말, 쏘아버린 화살, 흘러간 세월, 놓쳐버린 기회, 돌아가신 부모님. 이 다섯 가지는 다시 잡으려 해도 불가능하다.
그러니 말은 조심하고, 기회는 소중히 여기며, 부모님이 계실 때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사실을 마음 깊이 새긴다.
5. 행복의 두 가지 조건
첫 번째는 다른 사람에 대한 기대를 낮추는 것이다.
상대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지 않을 때, 실망도 적어진다.
두 번째는 자신의 엉뚱하고 무모한 꿈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인생이 현실과 타협할 때도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더 평안함을 가져온다.
6. 운명 같은 만남
인생은 당신이 누구를 만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러나 그 만남조차도 대부분 ‘운’의 영역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좋은 만남을 기대하기보다 주어진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렇듯 인생은 돌이켜보면 단순한 듯 복잡하고, 복잡한 듯 단순하다.
운명, 끈기, 관계, 기회 그리고 기억 속의 행복은 우리가 삶에서 추구하고 얻어내야 할 중요한 요소들이다.
그러나 결국 중요한 것은 매 순간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자세일 것이다. 운칠기삼이라는 말 속에 담긴 겸손함과 운명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진정한 행복으로 이끄는 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