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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강희근문학상'에 문학평론가 송희복 전 진주교대 교수 선정돼

정창현 기자 승인 2025.01.24 18:07 | 최종 수정 2025.01.24 18:28 의견 0

송희복 전 진주교대 교수(시인 겸 문학평론가)가 '제1회 강희근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성적 욕동과 추악의 수사, 또는' 비평집이다.

강희근문학상은 경상국립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로 있는 강희근 시인의 작품 세계를 탐구하고 진주 지역을 중심으로 한 전국 문학인들의 우의를 다지기 위해 만들었다.

그동안 3회에 걸쳐 시상했던 '시와편견문학상' 명칭을 바꿔 올해 처음으로 만들었다. 시상금은 1000만 원이다.

송 전 교수는 '문학의 명문'인 동국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고 경향신문과 조선일보 신춘문예에서 문학평론으로 등단했다. 그동안 문학비평에 주력했다

심사위원인 이승하 중앙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송희복 평론가는 그동안 그의 문학 업적에 비해 비공모 문학상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며 "그의 42년간 문학평론 업적이 이제서야 문단에서 인정받은 것은 '만시지탄'"이라고 평했다.

제1회 강희근문학상을 받은 송희복 전 진주교대 교수.

■ 다음은 강희근문학상 제정 취지, 수상작 평 등이다.

1. 주제문(요지)

계간 ‘시와 편견’에서는 전국의 시인을 대상으로 3회에 걸쳐 시상해 왔던 ‘시와편견문학상’을 중단하고, '강희근문학상'으로 상명을 변경하여 전국의 시인과 평론가를 대상으로 선정하는 '제1회 강희근 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하였다.

수상의 영예는 문학평론가 송희복의 '성적 욕동과 추악의 수사, 또는'으로 결정되었다.

시상식은 오는 3월 22일에, ‘시와 편견 문화공간’(경남 진주시 동부로 169번길 12. 윙스타워 A동 705호)에서 열린다. 본 문학상의 상금은 1000만 원이다.

2. 문학상의 성격 및 취지

진주에서 발간되는, 전국 규모의 계간 시 전문지 ‘시와 편견’은 1960년대에 등단한 시인인 강희근 시인(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의 이름으로 된 ‘강희근 시와 비평상’을 제정한 사실을 작년에 미리 공고한 바가 있었다.

본 상의 운영위원장은 단국대학교 총장을 역임한 한국시인협회 회장 김수복 시인이 맡았으며, 운영위원들은 문학상 명칭에 대한 재고 및 숙고의 과정을 거친 끝에 ‘강희근 문학상’으로 확정했다.

본 상은 시와 문학비평이란 복합장르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또한 이 점이 타(他) 문학상과의 차별성 및 변별성을 뚜렷이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국 문인들 사이에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3. 강희근 문학을 기리다

강희근 문학상은 시인으로서, 또 문학 교수로서 시 창작 및 시 이론(비평)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강희근 선생의 문학을 기리기 위해 제정되었다.

그는 196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산에 가서’가 당선된 이래 1960년대 중반 한국시의 ‘서정’과 ‘실험’의 대표주자라는 데 정평을 받아왔다.

그는 경상국립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에 오래 재직한 후에 정년 하였고, 지금은 명예교수로 진주 지역의 원로로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그동안 시집 '연기 및 일기'를 시작으로 '파주 기행'에 이르기까지 21권의 시집을 상재 하였고, '오늘 우리 시의 표정' 등 16권의 연구 및 비평에 관한 저서를 간행했다.

4. 수상자 송희복은 누구인가?

제1회 강희근 문학상 수상자 송희복은 1957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진주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로 24년 동안(1998~2022) 재직했다.

그는 198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문학평론 입선 및 199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당선을 통해 주로 문학비평가로 활동해 왔다.

그 후에, 영화평론, 시, 동시, 소설로 장르를 확장하면서 폭넓은 저술 활동을 해 왔다. 지금까지 간행한 저서는 60권 안팎에 이른다.

청마문학연구상 및 박인환상 학술 부문에서 두 차례에 걸쳐 학술상을 받았지만, 사실상 문학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동안 진주에 재직한 그는 진주의 문인들과 심사위원들게 감사를 드린다고 감회를 밝히고 있다.

5. 수상작 '성적 욕동과……'

송희복의 수상작 '성적 욕동과 추악의 수사, 또는'은 진주 지역의 여성 시인으로서 전국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는 김언희에 관한 시인론이다.

이 수상작은 '경남문학' 2023년 겨울호에 발표되었다.

작품의 부제는 ‘김언희, 오방색 기운의 넋’이다.

송희복은 김언희의 시 세계를 가리켜 “김언희 이전의 여성시는 내숭이었고, 김언희 이후의 여성시는 아류였다”고 예각화 한다. 특히 다음의 시를 두고 벼락 맞은 순간을 ‘불가사의한 매혹의 오르가즘’이라 표현한 바 있다.

'벼락을 맞는 동안// 나무는 뭘 했을까// 번개가 입속으로// 치고 들어가 자궁을// 뚫고 나오는 동안// 벼락에 입술을 대고'('벼락 키스' 전문).

요컨대 수상작은 김언희 시에 나타난 성적 이미지, 추의 미학, 악의 표상 등을 섬세하게 고찰한 비평문이다.

6. 심사위원 이승하의 말

심사위원의 한 사람으로 지금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에 재직하고 있는 이승하는 송희복의 강희근 문학상 수상을 두고 만시지탄이라고 했다.

“송희복 씨는 동시대에 문학 활동을 함께 해온 문단 동료입니다. 이형기 시인을 모신 자리에서 몇 번 만나면서 친해졌습니다. 그는 198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가작으로 뽑히면서 비평적 글쓰기를 시작했지요. 올해로 42년째 문학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데 한 해도 쉰 적이 없었지요. 문학평론가뿐만 아니라 영화평론가, 시인, 동시 작가, 소설가, 칼럼니스트 등 다방면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저서를 간행한 것도 특기할 만한 일입니다. 그는 문학비평집만 해도 십 수 권에 이를 것입니다. 그런데 그는 한 번도 비공모 문학상을 받은 적이 없었어요. 이번에 받은 강희근문학상도 공모 문학상을 애초에 표방했지만, 운영위원들과 심사위원들이 교감한, 사실상의 비공모 문학상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그는 늘그막에 이르러서야 처음으로 비평가로서 문학상을 수상하게 된 것이지요. 송희복 문학평론이 문단에서 인정을 받게 되기까지 무려 40년의 세월이 걸린 것입니다. 문학상의 공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는데 그런 점에서 이번 수상은 참으로 각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그는 중앙 문단에서는 비껴 있지만, 문학적 역량을 미루어 볼 때 비평가로서, 소설가로서 문명을 떨칠 것으로 충분히 예견됩니다. 작년에 낸 소설집의 서평을 쓴 적이 있는데 이번에 문학평론으로 이 상을 받으니 제 일처럼 기쁩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더욱 더 심도 있는 연구 작업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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