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하던 바깥 날씨가 풀려갑니다. 3·1절 연휴 비가 내립니다. 이 비 그치면 잠시 찬바람이 불어 차진다고 하지만 봄기운에 며칠 반짝 하다가 물러서겠지요. 대지(大地)는 때를 놓치지 않고 봄 햇살에 양기(陽氣)를 듬뿍 품을 겁니다. 이 덕에 녹고 움트는 소리는 작지만, 분명 봄 오는 소리들입니다. 더경남뉴스가 먼저 봄마중을 나섭니다. 편집자 주

▶봄비 흠뻑 맞은 밤나무 과수원

나목들만이 지키고 있는 호젓한 밤나무 과수원. 거무튀튀한 가지마다 빗방울이 맺혔다. 3월 중하순이면 빗방울 자리에 새싹이 돋아날 것이다.

지난 가을 밤 수확을 끝낸 뒤 떨어진 낙엽에도 봄비가 내려 촉촉히 젖어 있다.

가지 중간중간에 빗방울들이 매달린 모습. 길다란 가지가 빗물을 머금고서 봄을 기다리듯, 작년에 떠났던 봄도 이 봄비에 이어 곧 돌아온다.

▶봉오리인가? 빗방울인가?

콩만한 꽃봉오리가 움튼 매화나무에 봄비 방울이 대롱대롱 달려있다. 자세히 보지 않으니 분간하기 어려웠다.

봄비는 중간 가지에도, 작은 가지에도, 봉오리에도 듬뿍 뿌렸다. 이 비가 그치면 봉오리는 꽃으로 바뀌어 환한 봄세상을 만든다.

초록색이 완연한 가지에 함께 맺힌 봄비와 매화 봉오리의 궁합이 잘 맞아떨어진다. 이른바 '봄맞이 합창' 현장이다. 이상 정기홍 기자